• 제6회 광주광역시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 선정

    제6회 광주광역시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이 발표됐다. 이번 창작희곡 공모전 대상에 도균(경기)의 ‘내 이름은 이장수입니다’, 우수상에 민선이(광주)의 ‘낭만과 사랑이 흐르는 충장포차’가 선정됐다.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은 25일 전체 응모 작품 16편 가운데 예심을 거쳐 6편이 본심에 올라 마지막까지 경합한 두 작품 가운데 심사위원의 공통 의견을 모은 ‘내 이름은 이장수입니다’를 최종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안희철 심사위원장(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은 “모든 작품에서 진지한 주제 정신과 역사의식이 돋보였으며 결말을 향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느껴졌다”면서 “희곡은 연극 공연을 위한 대본이라는 점에서 제한된 무대와 시간 안에 극적 구조와 갈등을 쌓고 이것이 해소되는 극의 구성을 중점으로 심사했다”고 말했다.이번 공모전에 당선된 작품의 심사 총평은 다음과 같다.대상인 ‘내 이름은 이장수입니다’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아버지와 형을 잃은 한 가정의 이야기로 인물들의 실감나는 사투리 묘사와 장면을 굉장히 디테일하고 극적으로 잘 구성하였다. 하지만 과거로 플래시백 되는 여러 장면 구성은 영화 등 영상물에서의 장치로 영화시나리오를 보는 듯 했다.우수상 ‘낭만과 사랑이 흐르는 충장포차’는 광주에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한 이야기이다. 갈등의 구성과 해결이 명확하며, 소소한 일상의 전개에서 과거의 비밀과 현재를 잘 이어주고 있다. 다만 그 갈등의 시작과 해결점이 다시 5.18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 다소 아쉽다.이번 창작희곡 공모전은 광주광역시 서구와 광주 서구문화원이 주최·주관하였다. 창작희곡 수상작들은 올해 11월에 열리는 제10회 광주시민연극제 참가극단에게 대본이 제공되어 공연무대에 오를 수도 있다. 제10회 광주시민연극제의 참가극단은 4월 3일부터 7월 3일까지 모집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5회 동안의 창작희곡 수상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한다.

  • 광주 서구문화원, 280개 학교 예술교육 관계자 만남

    광주지역 280개 학교예술강사 운영학교의 담당교사와 현장 강사들간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학교 예술교육 관계자 만남’이 진행된다.2024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광주 서구문화원(원장 정인서)은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일선 학교 담당교사와 만남을 통해 2024년도 사업 안내와 운영가이드, 부대사업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 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와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계획 수립부터 수업 진행까지 담당교사와 예술강사 간 소통과 협의를 중시하는 등 상호협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학교 교육 외에도 문화예술교육 연구 사업과 광주시교육청 예술축제와 연계를 통해 사업성과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안내한다.정인서 원장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공교육 현장에 분야별 전문인력 배치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창의력 향상 및 재능을 발굴하여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담당교사와 예술강사의 소통은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라고 밝혔다.   * 사진 ‘2023년 학교 예술교육 관계자 만남 현장사진’  

  • 광주 서구문화원, 7일 ‘NOW. ART.zip’ 마련

    광주지역 학교예술강사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2024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술강사 워크숍 “NOW. ART.zip”이 7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광주 서구문화원(원장 정인서)은 광주지역 활동 예술강사 243명을 대상으로 2024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에 대한 내용과 활동, 부대사업 등을 대해 안내한다.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강의 활동 외에 기획사업이나 연구사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이와 함께 학생들의 응급처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도 대한응급처치교육센터에서 맡아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강의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학생들의 위험과 위기 상황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이다.정인서 원장은 “이번 NOW. ART.zip 예술강사 워크숍을 통해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 학생 강의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식의 하나인 심폐소생술 등 예술강사에게 필요한 협조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워크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NOW. ART.zip’에 대한 내용은 서구문화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예술강사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는다.*사진은 지난해 가졌던 예술강사 워크숍 NOW. ART. BUS_ 현장 모습

  • 광주 문화예술교육 관련 기관 ‘교육거버넌스’ 합의

    광주지역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정상화와 교사 및 예술강사의 질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역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이 광주문화예술교육거버넌스를 구축해 협업키로 했다.광주지역 학교예술강사 운영기관인 광주 서구문화원은 20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23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광주지역 제2차 교육자문위원회의’를 갖고 2024년도 사업예산 축소에 따른 문화예술교육의 정상화에 힘쓰기로 했다.이날 자문위원회의는 광주시, 광주시교육청, 광주문화재단, 일선학교, 대학 등 교육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의 운영 성과를 소개하고 내년 운영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지난 10여년 동안 수행되면서 학생들의 문화예술적 감수성과 창의력 등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오르고 있는 반면, 내년 정부의 갑작스런 예산 50% 축소로 인해 안타깝다는 의견들이었다.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예술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내부 운영예산을 최대한 절약하여 예술강사들의 수업시수를 보전하는 데 힘쓸 것을 당부하고, 교사 및 예술강사의 역량강화와 다양한 기획·부대사업은 다른 문화예술교육기관, 교육청, 지자체와의 연계로 적은 예산이더라도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이날 자문위원들은 내년 30주년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한 기획사업을 준비하고, 이를 위해 일선 학교와 문화예술강사의 노력으로 특별프로그램의 하나로 공연 및 전시 등의 발표를 연계하기로 했다.또한 자문위원들의 기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해 예술강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공동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정인서 원장은 “예산이 삭감되어도 기획·부대사업의 진행은 중요하니 다른 기관들과 충분히 논의하여 협업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면서 “시교육청과 업무협조를 통해 일선 학교장 연수 때 학교예술강사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로 삼겠다”고 말했다.

  • ‘서구문화원 문화축제’ 빛고을국악전수관에서 열려

    ‘서구문화원 문화축제’ 빛고을국악전수관에서 열려24일 주민문화프로그램 107명의 전시, 공연 작품 선보여문화교실 수강생들이 1년여 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뽐내는 문화축제가 빛고을국악전수관 로비와 공연장에서 열렸다.광주 서구문화원은 24일 올 한해동안 문예창작, 사진, 캘리그라피, 수채화, 아크릴화, 압화공예, 우쿨렐레, 하모니카, 시낭송, 영어더빙, 연극 등을 수강한 빛고을문화교실 수강생 107명의 작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빛고을문화교실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발표한 전시와 공연 등은 주민을 위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강좌를 통해 실력을 연마한 작품들로 ‘나도 작가’의 대열에 설 수 있다는 기쁨을 가진 자리였다.빛고을문화교실은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 운영을 통해 주민에게 생활중심과 재능발휘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교육으로 평생교육 실현 및 주민 상호간의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문예창작반은 시화전을 열었고, 캘리그라피는 양초공예, 꽃의 아름다움을 전달한 압화공예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사진반은 아예 ‘광주의 지금을 기록하다’라는 제목의 150쪽에 달하는 사진기록집을 발간했다.또 물로 풀어내는 아름다운 수채화, 캔버스에 나만의 작품을 만든 아크릴화 반도 경쟁적으로 작품을 제작해 전시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2시부터 공연장에서 진행된 공연에서는 아리랑과 아빠의 청춘 등을 연주한 우쿨렐레, 아침이슬과 봉숭아 등을 부른 하모니카의 흥미로운 소리에 끌리고 나면, 영어반에서는 영화 ‘알라딘’의 영어더빙 솜씨를 선보였고, 14명의 시낭송과 ‘강물에 글 쓰고 바람에 색칠하니’라는 연극 공연 일부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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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글을 투고해주세요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호남학산책 원고 공모전이 열린다.한국학호남진흥원(원장 홍영기)은 제4회 호남학산책 공모전을 오는 5월 3일부터 10일까지 연다. 호남의 문화를 비롯해 예술, 명소 등에 대한 수기나 칼럼이 대상이며 이메일 또는 방문접수로 받는다.‘호남학산책’은 호남진흥원이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호남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로 1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는 ‘민속의 재발견’, ‘명사초대석’, ‘풍경의 기억’, ‘맛기행’, ‘고문서와 옛편지’, ‘미지의 초상’ 등이다.당선작은 각각 1명씩 대상 200만원, 최우수상 150만원,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 50만원이 수여된다.홍영기 원장은 “‘호남학산책’은 우리 겨레 우리 고장의 사상문화, 생활지혜를 밝히는 글빛 향내를 배달하는 주요한 사업”이라며 “이번 공모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양할 수 있는 귀한 글들이 많이 투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곽인식(1919~1988) In Dialog, 소통의 여러 방식
      유리가 깨졌나? 호기심이 든다. 유리가 깨진 것 같으면서 바탕을 철핀으로 마구 긁어놓은 듯 하다(〈작품 63-G〉, 1963). 도기도 깨졌는데? 너무 불에 구워서 가운데가 벌어진 것 같기도 한데 깨지지는 않았네(〈무제 1981〉, 1981). 아니 이것은 동판이 어디에 부딪혀 가운데가 찢어졌던 것인가?(〈작품 65-5-1〉, 1965). 작가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을 강조한 작품의 과정에 연출이 들어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곽인식의 작품은 일상적 평면의 캔버스 회화가 아니라 유리 조각, 돌, 나무, 동판, 점토 등 다양한 물질을 화면에 부착하거나 깨거나 찢는 등의 조형적 구성을 해왔다. 주변 사물의 ‘물성’을 탐구해 이를 미술로 적용시킨 물성 탐구의 선구자로 불린다.1919년 경북에서 태어난 곽인식은 1930년대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東京]의 니혼미술학교[日本美術學校]에서 수학하였고, 서구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경험하는 등 일본에 정착한 재일 한국인 화가이다. 그는 1950년대 중반 이후 초현실주의, 앵포르멜, 폰타나의 공간주의 등 서구 미술의 주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탐구했다. 동시에 자신의 고유한 미술언어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감행했다. 1954년 요미우리[讀賣] 앙데팡당전 출품, 1957년 ‘신 에콜드 도쿄’ 창립 회원, 1965년 일본국제미술전(도쿄비엔날레)에 초대 출품 등의 활약을 보였다.1960년대 초 노랑, 빨강 등 원색의 물감과 석고로 이루어진 모노크롬 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원색 물감에 석고를 쌓아 텁텁한 질감을 표현한 시리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린다. 그 이후 국내에서도 이러한 표현기법을 답습한 작가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여기에 일상적 오브제인 철사, 바둑알, 유리병, 전구 등을 부착하는 등 사물화의 과정을 거쳤다. 재료의 물질성에 집중한 곽인식은 화면에 변형을 가하거나 돌이나 유리, 철판 등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창작했다. 이런 방식을 일본에서는 ‘모노파(物派)’, 또는 ‘물상파(物象派)’라는 이름으로 1960년대 이후 각광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사물의 말을 듣는다”라는 표현처럼 재료 자체에 수행적 행위를 가하며 고유한 감각으로 물성을 깊이 탐구했다.   이 시기에 그의 독보적인 작품은 바로 ‘유리깨기’이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신주쿠에 고층빌딩이 들어서기 시작하고, 새로운 건축자재인 대형유리판이 건물 전면에 보이기 시작했다. 1960년대 당시로는 보기 드문 큰 빌딩의 유리창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는 ‘유리의 투명성’에 매료됐다. 그는 “너무 커서 눈에 다 들어오지 않기에 크면 클수록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희한한 존재”인 유리를 깨뜨리고 붙인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했다. 유리 크기만큼 땅을 파서 그 위에 유리를 놓고 쇠구슬을 떨어뜨려 깨뜨린 다음, 캔버스 위에 깨진 조각을 조심스럽게 다시 붙였다. 이처럼 깨뜨린 유리를 붙여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제시했다. 나중에는 유리작업으로 단색조의 작품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평면 동판을 구부리고 구멍을 내고 칼자국을 내고 자른 부위를 동철사로 꿰매는 행위를 통해 봉합한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이 시기는 국내에서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정치적 대립이 극심했던 상황에 대해 물질의 균열과 봉합을 통해 상처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전통적인 일본 종이 화지(和紙)에, 작은 타원형의 맑고 투명한 일정한 색상 이미지를 통해 동양적 신비감의 평면 회화를 선보였다. 붓으로 종이에 무수히 많은 타원형 색점을 찍는 과정에서 점 위에 점을 겹쳐 찍음으로써, 앞의 점과 뒤의 점의 차이로 인한 공간감을 보여주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딘가 무릉도원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 스스로 그동안의 고달픈 수행의 작업과정을 집어던지고 마음을 내려놓은 심적 상황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강릉 솔올미술관 전시에서는 ‘In Dialog’ 프로젝트로 일본에서 활동했던 곽인식의 이러한 작품들이 망라하여 소개됐다. 일본 내에서만 10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지만 ‘재일 한국인’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평단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963년 재일한국미술가연합회는 이사장에 곽인식, 회원으로 곽덕준과 이우환 등이 있었다. 이처럼 곽덕준, 이우환, 김구림, 하야시 요시후미(林芳史) 등 일본의 한국계 작가들과는 물론 국내의 미술계와도 연대를 계속 맺고 있었다. 한국 작가들이 일본으로 와서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거나 편지 등을 통해서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졌다. 1971년 박서보와 1976년 김창열의 편지가 유품에 남아 있다.곽인식은 한때 과거 조총련계 활동으로 인한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한국 방문을 주저했었다. 1982년 현대화랑에서 가진 개인전을 계기로 3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게 된다. 현대화랑 대표 박명자와 일본미술학교 후배인 서양화가 임직순이 그의 신분을 보증했다. 이후로 1985년 대구 두손화랑과 수화랑,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1996년 서울 미화랑, 2001 서울 가나아트센터, 2002 광주시립미술관, 2014년 서울 갤러리 현대, 2017년 서울 갤러리 신라,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 곽인식》 등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강릉 솔올미술관 전시는 4월 14일까지이다.
    • 국립광주박물관 ‘지적공감, 서양미술사 2’ 수강생 모집
      국립광주박물관 ‘지적공감, 서양미술사 2’ 수강생 모집- 국립광주박물관, 제34기 광주박물관대학 실시 -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은 (사)국립광주박물관회(회장 이병희)와 공동으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을 깨우는 문화강좌인 ‘제34기 광주박물관대학’을 개설하고 수강생을 모집한다. 광주박물관대학은 그동안 한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강좌를 개설하여 시민들의 전통문화 이해와 인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제34기 광주박물관대학은 2022년 제32기 대학의 주제였던 <지적공감, 서양미술사>의 후속으로 19세기 이후 서양미술의 역사를 주제로 한다. 이번 강연은 오는 4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매주 수요일 14~17시에 국립광주박물관 교육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세부 내용은 ▷현대 미술과 서양의 미술 전통(박정호 서울대학교 교수) ▷19세기 유럽의 미술품 수집과 미술관(김한결 전남대학교 교수) ▷서양의 20세기 사진(윤혜원 서울대학교 교수) ▷19세기 러시아 미술(이진숙 미술평론가) ▷초현실주의(정은영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김진아 전남대학교 교수) ▷입체주의와 추상미술(정무정 덕성여자대학교 교수) ▷추상미술과 추상표현주의(김승환 조선대학교 교수) ▷개념미술(신정훈 서울대학교 교수) ▷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 산책(양승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비디오아트(박혜연 경희대학교 교수) ▷21세기의 새로운 미술(정연심 홍익대학교 교수) 등 총 12강좌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서양미술사 전문가들이 출강한다.강좌 종료 후인 12월에는 수강생 중에 신청자를 모집하여 국립중앙박물관⦁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 공동 특별전인 ‘비엔나 모더니즘의 탄생(가칭)’을 관람할 계획으로, 서양미술의 정수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강좌는 문화 시민의 국제적 감각과 동⦁서양 미술에 대한 균형있는 미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제34기 광주박물관대학 수강생은 선착순 220명 한정으로 모집하며, 수준 높은 강연과 경청, 토론이 함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청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gwangj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필립 파레노, 30여년 작품세계 한국 첫 전시
      광주비엔날레 2024 ‘판소리’ 프리뷰 기대할 수도   소리가 미술이 되었다. 캔버스 화면에 물감을 칠하던 미술의 영역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공장이나 들판에서 보는 설치미술로, 더 큰 화면의 영상으로, 미디어아트로, 디지털 캔버스로 미술의 영역이 한없이 넓혀지는가 싶더니 소리도 미술의 영역으로 흡수되었다.사실 미술의 대명사 영어인 ‘art’라는 것은 그 자체로서 예술, 기술, 기교, 인공 등으로 번역되는 것을 보면 소리가 미술이 되었다는 사실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소리는 음악의 영역에서 매체의 기능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말이다.1960년대 후반 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퍼포먼스와 같은 캔버스에 정착할 수 없는 ‘탈물질화’, ‘비물질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미술가들이 소리와 공간 그리고 장소에 미술로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소리가 미술이 되었다면, 이제 음악도 미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페라와 뮤지컬까지 미술로 해석할 때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은 지나친 과장일까. 이미 이탈리아의 루이지 루솔로(Luigi Russolo, 1885~1947)는 1913년 3월에 소음예술을 통해 ‘미래주의 음악 선언’을 발표하며, 소음(noise)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적이 있다. *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막(膜), 14m, 2024그리고 뉴욕 MoMA는 1970년 초에 ‘공간(Spaces)’이라는 전시에서 사운드 스컵쳐(Sound Sculpture)라고 분류되는 마이클 애셔(Michael Asher, 1943∼2012)와 예술 테크놀로지 펄사(Pulsa)의 사운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독일의 갤러리 잉에 베커(Inge Baecker)는 1975년 뒤셀도르프에서 ‘보는 것과 듣는 것’이란 제목의 전시를 기획했는데, 청각과 시각 분야의 중간에 존재하는 어떤 예술 형태가 가능한가를 생각하게 했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이 ‘소리를 매체와 주제로 사용하는 소리에 대한 예술’을 사운드 아트라고 정의한 것처럼, 이제 미술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상과 소리가 혼재된 작품에서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거나 기쁨과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것이다.리움미술관이 보여주는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보이스’는 우리에게 다가온 ‘소리미술’의 대표적 전시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예술장르간의 영역이 불투명해지는 지점에서 예술의 물질성을 떠난 영역까지 모두 미술로 융합화시키는 본래의 ‘아트(ART)’로서 해석을 해볼 수 있겠다.파레노의 이번 전시는 90년대부터 최근까지 3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전시는 단지 개별적인 작업의 컬렉션이 아닌 일관된 ‘오브제’로서의 가능성을 탐험하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펼쳐지는(unfold) 각본이 짜여진 공간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마도 오는 9월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전시주제인 ‘판소리’가 오버랩되는 일이 우연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광주비엔날레 프리뷰 전시를 보는 것은 아닌지.파레노는 전시에서 ‘다수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감성적이고 공감각적인 안무를 연출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소리미술은 자연의 소리를 증폭하여 들려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 방법론은 중요하지 않다. 왜 작가는 이런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려고 하는 것일까. 여기에서는 물질문명에 의한 기후환경 변화를 강조하며,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고통의 소리일 수 있다.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기계탑처럼 보이는 14m에 달한 신작 ‘막(膜)’은 마치 톰 크루즈가 출연한 영화 ‘우주전쟁’을 연상시킨다. 미술관측은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AI)로 미술관 내부에 떠도는 ‘∂A’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한다고 했다. ‘막(膜)’은 센서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하고 미술관 내부로 보내면, 유입된 이 데이터는 다채로운 사운드로 전환되고 또 새로운 목소리 ‘∂A’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미술에 생물학, 기후학은 물론 첨단기술의 총아가 모두 동원된 셈이다.눈사람, 물고기 풍선, 피아노 등은 다양하게 혼재된 공간을 연출하며 독특한 소리를 통해 그 자체의 또는 복합적인 소리공간을 만들었다. 매일 아침 스텝이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박스 위에 올려놓으면 눈이 녹아내리는 소리, ‘여름없는 한해’란 제목을 달고 자동연주를 하는 피아노설치작품은 홀로 연주하며 위에서 종이를 갈아 주황색 눈을 떨어뜨리는 모습, 헬륨가스를 적당히 넣은 물고기 풍선이 마치 물속처럼 관람객과 조응하며 공중을 돌아다니는 광경, 빛을 내면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키네틱 조형물 ‘무빙 라이트’는 미술관 바깥의 센서타워 ‘막’으로부터 외부 정보를 받아 이 정보값으로 빛을 발산하며 움직인다.한 모텔의 밤과 낮, 비가 내리는 영상과 장작불의 타는 소리를 증폭시킨 음향효과는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일본 만화 캐릭터에 목소리를 부여한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은 배두나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가상인간의 가상언어 혼잣말은 전형적인 기계음이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웅얼거림으로 시작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공언어 창조자가 만든 새로운 언어 ‘∂A’를 습득하며, 말하는 주체로 성장하는 작품이다.파레노의 작품은 여러 층위로 복잡하게 짜여있는 작업 때문인지 하나의 입장이나 매체로 환원될 수 없는 끊임없는 움직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상호의존하며 실제와 가상의 경계에서 예측불허한 진화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시간을 감각하고 경험하는 유동적이고 열린 플랫폼이 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북아프리카 알제리 출신으로 프랑스로 건너와 수학과 미술을 공부한 파레노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유령처럼 부유하고 떠돌면서 순간을 탐닉하고 머물다가 사라진다는 존재라는 입장이다. 테크놀로지와 인공지능 등을 결합시킨 첨단지향적인 작품들을 여러 영상과 대형 설치작품으로 이야기하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와 시간적 숙명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멈추지 않고 있다.다만 주의할 사항이 있어 보인다. 우울증 환자들에겐 또 다른 충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화면 구성과 대형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증폭된 소리들로 인해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질 것이라는 우려이다. 파레노의 작품은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의 영역, 기괴한 소리를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한 도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루치오 폰타나의 뚫기와 베기 ‘공간 ‧ 기다림’
      1.  한 관람객이 묻는다. “이것도 작품이에요?” “음~, 좀 어렵지요.” 관람객의 입장을 생각하여 대답했다.“칼로 베거나 구멍을 냈는데 어떤 의미에요?” “보통은 캔버스 앞면에 물감을 칠하는데 이건 캔버스 속까지 보여주네요.” 일단 캔버스의 현상 그대로를 설명해주었다.“그래서요?” “그럼 이렇게 베거나 구멍 뚫린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관람객의 관심사에 대해 그 생각이 어떤지를 물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어려워서 모르겠어요.” 어려워서 모르겠다는 말은 했지만 속으론 이 정도면 ‘나도 하겠다’라는 눈치가 엿보인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는 이렇게 대답했다.“저는 구멍을 뚫습니다. 무한함이 그곳을 통해 지나가고, 빛이 지나가지요. 칠할 필요가 없어요. (…) 모두 내가 파괴한다고 믿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2. 루치오 폰타나는 캔버스를 찢은 최초의 화가로 불린다. 작가는 왜 캔버스를 칼로 쭉 베거나 구멍을 뚫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미학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대중에게는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작가의 작품은 행위를 통해 세상에 대한 철학적 가치를 내놓는다. 동의하거나 하지 않거나는 나중 문제이다. 캔버스는 미술 행위로서의 수단일 뿐 2차원 이상의 대상이나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작가들의 방법론이다.그도 처음엔 캔버스에 어떤 색이든 물감을 전체적으로 칠했을지 모르겠다. 붉은 색상이 유난히 돋보인다. 한국에서는 단색화라고 말하는 일종의 모노크롬 페인팅이다. 1950~60년대에 유럽과 미국의 화가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한국에는 1970년대 열풍이 불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이브 클라인(1928~1962)은 1954년 이후 단색화에 빠져들어 인터내션널 블루(IKB)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였고, 러시아 출신의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와 바넷 뉴먼(1905~1970)의 색면 추상화는 그 이후 많은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다.   3.루치오 폰타나는 1927~1930년 사이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브레라 미술학교를 다녔고, 193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조각작품을 출품했다. 그 후 추상조각, 또는 구상과 추상이 융합된 작업을 통해 다양한 관점의 연구를 했다. 40세 무렵 그의 작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1940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하여 1946년 알타미라 조형예술학교를 설립했는데, 이때 공간주의 미술의 기반이 되는 ‘백색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캔버스라는 전통적인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새롭고 다차원적인 미술 형식을 제안한 선언이었다.이어 이듬해 제1차 공간주의 선언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을 확고히 드러냈다. 1949년에는 공간주의의 이론적 입장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작품 ‘검은빛의 공간환경’(1948~1949)을 제작했다.그는 단색화에 1949년 ‘뚫기(Buchi)’, 1958년 ‘베기(Tagli)’ 연작을 통해 화면을 구상함과 동시에 새로운 공간성을 창조했다는 것이 미술계의 평가이다. 처음엔 캔버스에 대한 모독이거나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캔버스를 파괴하기 위해 구멍을 낸 것이 아닌, 미지의 우주를 발견하기 위해 구멍을 냈다”라고 말한다. 캔버스를 구멍 뚫는 이러한 행위는 우리의 창호지 문에 구멍을 뚫고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에 다름아니다.   4.재미있는 점은 루치오 폰타나 작품을 본 누군가가 바넷 뉴먼의 작품에 비슷한 칼질을 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바넷 뉴먼의 1966년 작품 ‘누가 빨강, 노랑, 파랑을 두려워하는가’는 누군가로부터 칼질 테러를 당했다. 이는 일종의 반달리즘(vandalism), 즉 훼손행위(毁損行爲)로 인해 나타난 결과이다.그렇다면 루치오 폰타나는 스스로 반달리즘을 자처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최근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 2006)가 경매회사에서 15억원에 낙찰되는 순간 액자에 설치된 파쇄기로 절반 정도가 잘렸다. 작품은 손상됐지만 이러한 행위가 작품의 가치를 오히려 상승시키게 만들기도 한다.그가 캔버스에 구멍을 뚫거나 베기를 한 그 자리엔 무엇이 있을까. 사람들은 그 흔적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뚫기와 베기는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즉흥성에 가까워 보인다. 결과론적으로는 정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는 했다.어쨌든 그가 ‘저지른’ 뚫기와 베기를 한 캔버스의 뒷면에는 액자의 내면뿐이지만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구멍에 눈을 대고 들여다봐도 사실은 별 것 없는데도 순간적으로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니면 또 다른 작은 세계가 숨어있는지도.그의 단색화 작품은 단순한 색상만을 보여주는 단순함으로 캔버스는 ‘아무 것도 없네’라는 텅 빈 공간을 상징적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뚫기와 베기로 인해 단색의 캔버스는 더 이상 텅 빈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이 된다는 것이다.   5. 또한 솔올미술관에서 전시되는 ‘붉은 빛의 공간 환경’(1967/2024) 등 여섯 설치작품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공간 주제의 작품을 원형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물질성을 넘어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공간으로 들어간 관람객마저 작품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한국에서 처음 미술관 전시를 선보인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루치오 폰타나 작품들은 1940년대 후반 그가 제안한 혁신적인 공간주의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펼쳐 보인다”면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동시대 미술에 의미있는 미학적 물음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강릉의 새로운 공공미술관인 솔올미술관의 개관전으로 4월 14일까지 열린다.
    • 우제길, 70년 여정을 그린 '빛 사이의 색'
       우제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광주광역시 충장로 3가 뒷골목에 있는 현산미술관이었다. 당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메세나 활동을 하던 김두원 박사가 세운 미술관으로 에뽀끄가 상주하다시피 하던 곳이다.현산미술관이 1982년 문을 열고 현산문화재단(1983)이 창설되면서 최종섭, 김종일, 우제길, 최재창 등 광주의 추상작가들을 적극 후원하며 광주미술계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던 시기였다.필자는 당시 화니미술관 전시 담당 책임자로 있으면서 이들과 교류하며 구상미술을 넘어서 추상미술을 가까이하게 됐다. 우제길도 이때 만났는데 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고 건네는 말에는 다정함과 장난기 어린 칭찬으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했다.우제길은 1942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하여 광주 학강국민학교를 거쳐 광주서중 재학 때인 1955년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당시 방학숙제 그림이 나점석 선생의 칭찬을 받으며 미술부원이 되었고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처음엔 풍경과 인물 등을 그리기 시작해 올해로 만 70년 동안 붓을 잡고 살아왔다. 1969년 에뽀끄에 가입하면서 그의 작업에 큰 변화를 주게 되었다. 이전에는 광주사범학교에 진학하여 양수아 선생을 만나 신선한 충격을 받으면서 물감을 칠하고, 페인트를 흘리고 바르는 등 추상작업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 작품만 선보이고 있는데 1960년작 앵포르멜 경향의 수채화인 ‘My heart’(55×36.4cm)이다.1967년 ‘붉은 띠 있는 추상(Abstraction of Red Stripes)’(117×91.7cm)을 발표하면서 앵포르멜 경향에서 기하학적 추상의 근원이 되는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다. 우제길은 이 작품을 국전에 출품했다가 떨어지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하지만 끊임없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1972년 전남도전에서 ‘Rhythm 72-3H’로 추상화 최초로 우수상을 받으면서 구상화 중심의 남도화단에 큰 화제가 되었다. 이어 1976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자리를 굳히게 된다. 최종섭은 그를 우보(牛步)라는 별칭으로 불렀고, 사람들은 우잠바, 우태백, 우괴물 등 여러 별명으로 부르곤 했지만 캔버스 앞에서는 늘 긴장감을 놓지 않았던 그의 성취였다.이때가 우제길 회화의 터닝포인트가 되는데 바로 ‘Rhythm 76-3K’(100×80.3cm)라는 작품이다. 이전보다는 굵고 힘찬 느낌을 주며, 빛을 통한 운동의 효과가 두드러져 보인다. 마치 기계 금속 내지는 철판조각 덩어리를 쌓아놓은 것 같기도 한데 그 틈새 사이로 빛이 비치는 부분만 유난히 강조되면서 어두운 곳 또한 대비적으로 강한 형태를 드러낸다. 이때부터 ‘빛의 작가’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의 작업은 ‘빛’을 모티브로 한다. 처음 시작할 당시 흑백의 극단적인 대조로 만들어진 ‘빛’은 그의 대표적인 표현양식이 되었고, 이러한 어둠의 빛에서 오방색 색채를 사용한 다채로운 색상과 희망의 빛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1980년대에는 기존 추상작업 외에 빛과 직선에서 벗어나 전통적 재료인 한지와 콜라주와 같은 기법을 통해 한국형 미감을 찾으려고 했다. 여기에는 고서를 찢어 붙이는 방식으로 서예나 낙관을 옮기기도 했고, 실크천에서의 감광과정 등 새로운 조형형식을 탄생시키는 복잡한 작업을 했다.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좀 더 굵고 형태를 드러내는 추상작업으로 빛의 연출이 다양해졌다. 기하학적 패턴의 수직, 수평, 대각선, 첨탑형, Z자형 구성을 했는가 하면, 명암을 달리하는 중첩된 색면을 통해 명암이 강조되고 입체감이 돋보이는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작업했다. 또한 흑백에서 벗어나 채도가 낮은 녹색, 붉은색, 황색 등이 화면 전체를 감싸면서 무언가를 치밀어 하늘로 올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2000년대 들어서도 그의 실험성은 계속 이어진다. 한국 고유의 색이라 할 수 있는 오방색 한지를 이용한 콜라주 작품을 선보였는데,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과 비슷하면서도 대별되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몬드리안은 주로 사각형 면 분할의 색상이라고 한다면, 우제길은 면 분할보다는 사각형 면의 중첩을 보여주는 한지 붙이기 작업을 하였다.2010년대에는 무지개 빛줄기가 쏟아지는 듯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캔버스에 아크릴릭 작업을 하면서 분할된 면에 색이 겹치지 않도록 마스킹 테이프나 한지 등을 붙이곤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사용된 띠지를 ‘재활용’하여 수직으로 뻗어 나가는 콜라주를 함으로써 거대한 빛무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이는 그의 미술관 자료실에 들어가 보면 누구나 감탄하듯이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모으는 습관이 이 작업에도 투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캔버스에 아크릴 작업 이후 떼어낸 띠지를 패널에 다시 작업한 것이다. 이는 기존 빛의 단면을 묘사한 작업과는 달리 현란한 색의 배치가 이루어지면서도 균형감 있는 기하학적인 빛무리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2020년대의 최근작은 이 세상의 모든 색상을 아름다운 블랙홀로 만들어내고, 평면성이 강조된 색이 비중이 확장되면서 색채의 힘이 훨씬 강력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색의 마술사처럼 기존의 조형성을 벗어나 그리고 싶은 대로 색을 갖고 노는듯한 형상을 보여준다.우제길의 작업을 되돌아보면 10년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작가가 기존 작업을 갖고 평생 헤매고 있을 때,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운 해석으로 캔버스와 색에 대한 그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의 작가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 궁금하다. 단 그가 한국형 미감을 찾으려 했던 한지 콜라주 작업이 이번 전시에 보이질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이번 전시는 5월 12일까지이다
    • 김석출 - 재일디아스포라의 '두드리는 기억'
      해방 이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 그에게 “조국은 어느 곳일까”라는 질문을 혼자서 조심히 우물거려본다. 작은 키, 모자를 쓴 전형적인 시골 촌로의 모습으로 다가온 그는 여전히 한국의 어느 땅에서나 볼 수 있는 얼굴이다.말을 걸어본다. “선생님 작품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5.18항쟁이나 유관순의 만세 모습이 처절한 듯하면서도 아름다움이 가득 들어 있어 눈물이 납니다” 그는 대답한다. “서른 살이 넘었을 무렵 일본에서 TV 뉴스로 본 5.18항쟁의 모습에 포기하려던 화가의 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그는 1949년 일본 기후현(岐阜県)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조센징’이라는 핍박받으며 살아왔을 고난의 흔적들이 아우라처럼 다가오지만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부모로부터 내재하여온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남북분단을 거치며 고스란히 자신에게 다가온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압과 차별을 감내하였다.김석출, ‘1980.5.27.’(194×112.1cm×3pieces: 세로×가로), 1980~2000.광주 5.18 자유공원에 있는 옛 상무대 유치장을 들어가기 전에 보았던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는 5.18청년들의 밀랍인형을 떠올리게 만든다. 광주의 청년들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끌려가는 김석출의 작품은 1981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고려미술전》에 출품한 이후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수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당시 체포된 이들은 엄청난 몽둥이세례로 옷이 찢기거나 강제로 벗겨졌으며, 머리는 헝클어지고 곳곳에 피를 흘린 채 상처받은 모습이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그런 흔적을 나타내지 않고 맨발과 포승줄이라는 단순함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랫동안 이 작품 앞에 서 있으니 당시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데다 눈물이 절로 나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5월, 유관순, 민중항쟁에 대한 작가적 역사의식 뛰어나  여기에서도 두 사람은 맨발이라는 상징성과 흐트러지지 않은 의상으로 폭력 앞에 굴하지 않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화면을 가로지르는 블라인드는 작가가 일본에서 바라본 조국의 현실에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하면서도, 40여년이 지난 오늘의 사람들에게 당시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하는 무언의 장벽을 표현한 것으로 느껴진다.김석출, ‘되돌아보는 유관순’(4,000x2,000cm), 2007.또한 1974년작인 수갑을 찬 채 두 손을 앞으로 내민 ‘김지하’와 역시 수갑을 찬 흰색 한복을 입고 법정의 의자에 앉은 여성 ‘열사’는 당시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당당함, 의연함, 굴하지 않음 등을 보여주면서 작가 역시 한국의 민중항쟁에 지지하고 있음을 나타낸 작품이라 하겠다.이 밖에도 오사카시립미술관 부설 미술연구소에서 수학(1966~1968)할 당시 작품인 18세 때인 1966년 ‘서울의 하늘’은 베트남 파병(1964~1973) 문제에 대한 엇갈린 시선과 전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았으며, 1969년 ‘재일의 인권을 위해’(1969~1990)는 오사카적십자사 셔터가 닫히려는 순간을 통해 재일동포의 인권을 강조했다.1980~2000년은 5.18 연작시리즈로 ‘5월의 광주’를, 2000년 이후에는 ‘유관순’을 통해 조국에 대한 맑은 그리움을, 1992년작 ‘돌아갈 수 없는 다리와 재일3세(꿈)’는 1976년의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 당시 느꼈던 전쟁 촉발에 대한 불안감을, 2021년작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남북분단과 이산가족의 슬픔을 담은 역사적 증거물로 현실적인 아픔을 노래한다. 그의 가족은 경북 출신의 부모가 1939년 징용공으로 일본에 간 이후 해방을 맞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가난에 시달리다 1955년 오사카로 이주한다. 3년 뒤 부친이 사망하고 모친은 막내인 김석출 등 7남매를 홀로 인력사무소 일을 하며 키웠다. 이미 한국에는 일본에 가면서 남겨둔 두 딸이 더 있었다. 이후 1964년 둘째 형이 반대를 무릅쓰고 북송선을 타는 등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에 가족들이 뿔뿔이 헤어져 살게 되었다. 재일디아스포라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이다.이번 김석출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 작가들이 역사적 진실에 대한 두드림을 함께 했으면 하는 공유의식이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이슈와 장면에 대한 작가적인 시선으로 화폭에 스토리를 그려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석출은 1949년 일본 기후현에서 출생, 1955년 일본 오사카 사카이시로 이주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재일동포 2세 작가이다. 그의 부모는 경상북도 군위군 출신인 김만택과 정복례이며, 그들은 1930년 결혼 후 빈곤한 생활을 못이겨 1939년 징용공으로서 일본으로 간다. 그의 가족사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남북분단에서 발생한 비애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의 혼란 그리고 억압과 차별을 겪어 온 재일동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듯 김석출의 예술세계는 자신의 개인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서구, 주민주도 마을공동체 ‘힘 실어준다’
      광주광역시 서구(구청장 김이강)가 주민주도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으로 ‘내곁에 생활정부’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 서구는 올해 주민모임 및 마을단체 100여 개를 대상으로 3억7천만원 규모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이번 공모사업은 오는 26일부터 3월8일까지 마을공동체, 아파트공동체, 기획공모(공동체협력, 기후대응, 리빙랩, 소통방) 및 특성화(공유촉진, 여성가족친화) 분야로 구분해 모집하며, 서구 관내 5인 이상 주민모임 및 단체 모두 신청 가능하다. 서구는 지원사업계획 등을 심의해 모임‧단체별로 20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특히 서구는 올해 지역적 범위를 벗어난 연합공동체 사업의 경우 1000만원을 지원하고, 기후위기 대응사업에는 단체당 5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18개 동의 특성과 스토리를 접목한 마을BI(Brand Identity) 기반의 마을사업, 이웃 간 소통․교류 문화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공동체 분야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서구는 마을공동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오는 20~21일 마을지혜학교를 개최한다. ‘진객(珍客)진주(眞主);마을의 귀한 손님이 마을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난다’는 주제로 진행되는 마을지혜학교는 현장활동가들을 강사로 초청해 서구마을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 및 실제 사례를 통한 계획서 작성 방법 등을 자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서구는 또 공모사업 접수기간에 모임‧단체별로 1대1 맞춤형 사업계획 작성 컨설팅도 진행한다.
    • 2024 광주비엔날레, 30여개국 파빌리온 역대 최대 규모
      2024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30여개국의 유수 문화예술 기관이 참여하는 파빌리온 국가관이 마련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이 되는 해로 (재)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국가관을 대대적으로 확장에 나선 가운데 광주관도 별도로 운용할 계획이다.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내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양림동 및 동명동 등지를 포함하여 광주 전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이번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국가관에는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와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페루, 폴란드, 카타르, 스웨덴 등 30여 개 국이 참여할 예정이라는 것이다.이와함께 광주관도 별도의 파빌리온으로 만들어 국가관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으로 구성된 아세안 파빌리온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펼쳐지면서 아시아 만의 차별화된 동시대 미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박 대표이사는 “내년에 창설 3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광주를 구심점으로 역동하는 문화예술의 현장을 접하고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다양한 세계 미술을 관람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2024년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86일 간 개최된다.Largest-Ever Gwangju Biennale Pavilion Marks Gwangju Biennale’s 30th AnniversaryThe 15th edition of the Gwangju Biennale next year will feature the largest-ever Gwangju Biennale Pavilion. The Gwangju Biennale Pavilion presents a diverse array of artworks from around the world, facilitated by premier cultural institutions. 2024 also marks the 30th anniversary of the inception of the Gwangju Biennale, and the Gwangju Biennale Foundation is planning a major expansion of the Gwangju Biennale Pavilion coinciding with this milestone year.Next year’s Gwangju Biennale Pavilion will take place across Gwangju Metropolitan City, expecting participation from approximately thirty countries.The 15th Gwangju Biennale will take place for 86 days from September 7 to December 1.
    • 일상을 빛나게 해줄 특화 프로그램
      일상을 빛나게 해줄 특별한 프로그램이 서구 공립 작은도서관에 찾아온다.11월 23일에는 'S대 웹툰작가에게서 배우는 회복탄력성' 이라는 주제로 웹툰작가 이대양과의 만남이 오후 2시부터 화정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이뤄진다.12월 1일에는 '아듀2023년! 그리고 미리 메리크리스마스'로 다가오는 연말연시, 와인을 인문학으로 쉽게 풀어보는 강좌와 바이올린 연주를 함께 오후 7시부터 금호2동 작은도서관에서 들을 수 있다.12월 2일에는 2023년 동천동 한마을 한책 선정 도서인 '여름방학 숙제조작단'의 이진하 작가와 방학숙제를 할수 없는 수많은 이유와 해야하는 단 한가지 이유에 대해 오후 3시 30분부터 대자중학교 강당에서 이야기 나눠본다.주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
    • 2023 서구 공동체 이락(里樂)페스티벌 안내
      예술 공동체 ‘마을(里)’과 함께하는 우리, 새롭게 시작하는 ‘즐거움(樂)’광주광역시 서구는 오는 7일 서빛마루문예회관에서 서구공동체와 함께하는 축제 ‘이(里)락(樂)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마을에서 즐겁게’ 주제로 마을공동체, 마을활동가, 주민 등이 참여해 주민들 간 소통‧화합과 마을공동체 성과 자랑으로 축제형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축하공연과 공연존, 참여존, 체험.전시존, 이벤트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 걷기 좋은 소통테마길 조성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주민설명회
      광주광역시 서구는 「걷기 좋은 소통테마길 조성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주민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소통테마길 마스터 플랜 수립 대상 구간이 속한 동 주민들에게 직접 본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고하고자 한다.10월 25일(수) 오후 2시부터 화정3동 행복센터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관심 있는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매칭페어 개최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는 ‘2023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GMAF)과 연계하여 미디어기업과 광주시민이 함께 미디어콘텐츠를 제작하는 ‘2023 GMAF 매칭페어’를 진행한다.‘2023 GMAF 매칭페어’는 ▲실감미디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 3개 분야 실감미디어 기업의 네트워킹 참가자 중 분야별 1명을 선정해 기업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이번 매칭페어에는 미디어아트 기술을 활용해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 미디어 조형물을 설치한 ㈜글리제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근현대사 체험형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개발한 주식회사 호영엑스알, ‘제페토맵’으로 광주일신방직을 재현한 다오라 월드 등 3개 기업이 참여한다.이들 기업은 10월 12~13일 참여자 네트워킹와 11월 24일 성과공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광주시는 디지털기술과 문화예술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 기업과 개인의 만남과 매칭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미디어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023 GMAF 매칭페어’ 참여 희망자는 10월 5일까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누리집(www.gmap.gwangju.g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 지속가능발전을 통한 희망적인 미래 모습을 상상해보아요
      「지속가능발전콘텐츠 공모전」에 참여할 작품을 모집하고 있다.공모분야는 동영상, 포스터 등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창작 콘텐츠로 다음달 13일까지 서구는 제출된 콘텐츠를 심사해 10월말 각 부문당‘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노력상’등 수상작은 향후 서구청 SNS 채널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속가능발전 주민 인식 확산을 위한 홍보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 서구 청년 여러분~ 청년 문화학교 '문화의 신(新)'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광주광역시 서구는 청년문화학교 ‘문화의 新’ 참여자를 모집한다.교육기간은 7월 6일부터 10월 5일까지이며 교육장소는 서구청 들불홀, 서빛마루문예회관, 억새축제장 등이다.문화기획에 관심있는 청년(서구 거주 또는 활동중인 청년 만19세~39세 우선선발) 30명 내외로 선발한다. 이론교육 3주, 기획실습 4주, 선진지견학, 운영계획실습 4주 등의 교육과정이 이뤄지며 전체 강의 70% 이상 참석시 수료증(서구청장)과 결과보고 서적발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접수기간은 오는 7월 5일까지이며, 자세한 문의는 서구청 문화예술과(062-350-4792)로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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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쳐프리즘

    • 음악극 ‘나두야 간다’에 대한 평
      눈물이 찔끔거렸다. 눈물방울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슴이 약간 저리는 정도로 눈물을 머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극이 끝나자 일어서서 박수를 쳐댔다. 이렇게 좋은 연극, 더욱이 우리 광주가 낳은 시인 용아 박용철의 인생을 재미와 가슴 시린 연출로 1시간 반 동안 담아낸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음악극 ‘나두야 간다’는 2020년에 초연된 창작 작품이다. 용아 박용철과 영랑 김윤식이 일본 유학 후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리고 정지용과의 삼각관계(?) 속에서 문학적 공감과 갈등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일제강점기 하에서의 우리말로 순수문학을 지향했던 이들 세 사람이 민족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음악극은 연극적 플롯이 아니라 서사극의 형태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서로의 역할과 장면 등에서 무대 위에 소품과 의상들을 늘어놓고 현장에서 갈아입고 출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물론 이 극은 일부 즉흥극이나 애드리브가 아니라 치밀하게 짜여진 대본임은 분명하다.이 극은 박용철의 대표적인 시, 그리고 극에서 연출되는 박용철의 생애와 어울리는 시들에 창작 음악을 입힌 음악극이다. 시와 음악이라는 다르면서도 사실은 하나인 시어들에 덧붙여 필요한 장면마다 어울리는 영상을 배경으로 하는 시청각적 연출을 선보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몰입감을 주어 1시간 30분의 시간이 금세 흘러갔다.공연 내용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문화적 탄압을 받던 시절, 일본 유학 중 만난 박용철과 김윤식이 귀국하면서 김윤식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한 박용철의 결혼과 ‘시문학’, ‘문예월간’, ‘문학’, ‘극예술’ 등의 잡지를 자비로 출간하는 모습, 그리고 잡지 발간에 지나친 과로로 인해 폐결핵으로 사망하는 과정을 ‘팩션’으로 만든 작품이다.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 하지만 민족의식이 꿈틀거리는 젊은 청년들에겐 문학으로나마 우리 말을 지키고 우리 문학을 완성시키고 싶었던 그들의 꿈에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동참시키게 만들었다. 갑자가 “그럼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자기반성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장치였다.이번 공연을 선보인 극단 까치놀은 광주 서구문화센터 공연장 상주단체로 광주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과 8월 세 번에 걸쳐 광주서구문화센터와 빛고을시민문화관 무대에 극을 올린 바 있다. 이 극을 본 사단법인 용아박용철기념사업회 김보곤 이사장이 광산 출신의 박용철 극을 광산에서 해야 한다며 유치해 10월 5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예정에 없던 공연이 이루어졌다.극단 까치놀은 1985년 창단, 현재 36년의 역사로 ‘훌륭한 예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연극을 사랑하자’라는 구호로 순수연극의 대중화와 지역문화자산 발굴, 레퍼토리 작품화 등 지역 연극의 발전을 위해 활동 중인 전문 예술단체이다.특히 ‘나두야 간다’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보리 작곡가가 우리 지역 시인들의 시를 음악으로 풀어내자는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안다. 박용철의 대표적인 시어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소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또 출연진들도 가수 수준은 아닐지라도 애써 노래부르는 모습들에 더욱 박수를 보내고 싶다.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전문 연극단체라면 배우들의 극중 발음이 명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대본에 충실해야 하고 애드리브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력이다. 11명의 출연진 가운데 2명 정도가 발음이 잘 들리지 않아 대사의 앞뒤를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 물론 박용철의 생애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고 극 전체의 흐름에 중대한 장애는 아니었다. 창작음악은 시의 느낌도 있고 시대적 상황에 맞추려 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암울하거나 처진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음악을 아마추어 수준의 출연진이 노래를 불렀으니 더더욱 음악적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좋은 음악은 작곡도 중요하지만 부르는 이가 누군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떠나가는 배’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나두야 간다’가 제목인 것으로 착각할만큼 알려져 있다. 이는 가수 김수철의 ‘나두야 간다’에서 일부 싯구들을 차용한 덕분이다. 이 극에서도 전체를 한보리의 창작곡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도 필요하겠지만 관객들에게 익숙한 김수철의 두 소절을 끌어다가 시의 초반부 네 소절을 편곡하여 들려주었다면, 그리고 합창으로 불렀다면 관객들이 재미있게 따라 부를 수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이 음악극에서 가장 ‘눈물’을 짜냈던 박용철의 죽음 장면 이후 같은 네 소절을 슬픈 음악으로 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마지막에 박용철의 ‘시적 변용에 대하여’를 낭독하는 장면은 사족처럼 느껴져 이 극의 감동을 끌어내리는 것 같았다.
    • 하정웅미술관, 네 가지 색깔의 위험한 作亂
      전시는 제목처럼 ‘어떤 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가의 시점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경험을 소재로 하거나, 지난한 지루함을 견디고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거나, 오래도록 반복작업 과정에서 건져낸 돔성당의 정문을 바라보는 듯한 파편들이었다.전시는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었고 작가의 구상을 디스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미술관의 노력이 돋보였다. 관람객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전시 효과 덕분에 작품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 군더더기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수원, 부산, 대구시립미술관에서 각각 3~4명의 작가를 추천하고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작품 특성과 장르 등을 고려하여 미디어, 설치, 회화, 공예라는 네 영역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번 ‘빛 2021’전은 작가들의 다음 전시작품에 따라 성장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작가에 따라 전시에서 한 번 보여준 작품을 다음 전시에 또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유사한 작품을 보여주어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개인전이나 초대전과 같은 자신의 작품 역량을 어느 정도 보여준 전시였다면 다음 전시에서는 그를 넘어서는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야 한다. 작가의 창작 세계는 연속적이지만 변화를 통해 관객과 지속적인 대화를 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문소현, 정정하, 문지영, 이윤희 작가의 작품(시계방향으로)문소현은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면에 'Night Life'라는 제목처럼 네온사인과 빌딩조명을 드로잉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밤의 환락과 욕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잠시 영상에 몰입하다보면 우주의 저편으로 시간의 통로 속에 빠져드는 미아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되돌아오면 현실세계는 다시 욕망덩어리라고 깨우쳐주고 있다.정면에 있는 이 작품을 기준으로 양쪽에 각 세 편씩의 '공원생활'이, 전시장으로 들어섰을 때 관람객 입장에서 보면 뒤편에 '터지는 폭죽들'이 배치됐다. 이러한 공간구성을 통해 전시장 중앙에 서있는 관람객을 ‘재미있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잠시이고 ‘기괴하거나 무섭다’라는 전이된 장면에서 인간도 한갓 나약한 존재임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아마 문소현은 인간은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라 '터지는 폭죽들'처럼 불빛을 보고 정신없이 달려가다가 스러져 죽는 존재이며, 스톱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준 '공원생활' 시리즈처럼 인위적인 세상 속에서 누군가의 조종을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문소현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보여주고 있다. 문소현에게 던지는 질문은 인간의 욕망과 기괴함이 갖고 있는 문제에서 인간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다. 다음 작품에서 그러한 관점이 표현된 시각을 보고 싶다. 정정하는 색에 굶주려 있는 것 같다. 미술가는 색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색’을 정리하고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경우는 우리 주위에서 드문 것 같다. 그는 부모님의 페인트 가게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고객이 희망하는 색을 조색하여 판매하는 과정에서 색에 대한 문리가 트인 작품이 'Light Pixel'로 표현됐다.빨주노초파남보, 우리가 어려서부터 무지개색으로 생활화된 색의 영역을 정정하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색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받았다. 이러한 각각의 색은 빛으로 표현된다. 그의 이번 전시는 회화라기보다는 빛으로 만든 설치이다. 정정하의 말마따나 “나는 어떤 인간인가?”라는 질문으로 작가로서의 욕망을 색을 통해 분출하려는 시도가 형광페인트를 활용한 '아름다운 두려움'으로 나타났다.이번 작품은 페인트와 인테리어 현장에서 사용하는 줄눈 튜브, 공업용 레진 등으로 이루어졌다. 흔히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물감이 아니라 그의 생활전선에서 얻어진 것들로 작품이 진행됐고 작품은 비정형 이미지를 통한 형식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형식이 '빛에 대한 연구'로 드러났다. 우리는 평소에 무관심하게 보는 빛을 그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정정하에게 부탁하는 것은 이번 전시에서 빛을 모으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다음에 같은 작품을 보여주는 한계를 갖지 말길 바란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Light Pixel'의 각 편린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함으로써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이윤희는 도자작품을 하는 데 이번 작품은 유럽 중세시대의 작품을 보는 듯 하고 돔성당 입구 정문과 주변 벽에 붙어있는 조상들을 보는 듯 했다. 단테의 ‘신곡’을 연상시키고 로댕의 ‘지옥문’을 재현하는 듯한 형상들을 오마주했다. 곳곳에 해골들이 기본으로 등장하고 상징적인 기호들이 더해져서 죽음이나 지옥을 표현했다. 한국판 '신곡'은 다르다고 하면 모두가 하얀 도자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벽면 작품을 제외하고는 입체 작품이 전시장 중앙에 두 줄로 배열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작품마다 소녀상이 있는가하면 배트맨처럼 두 눈의 주변을 가린 소녀의 두상들이다. 또 10여개의 단일 작품 제목을 모두 '무제'로 처리했다. 이는 일본위안부 사건으로 논란이 된 ‘평화의 소녀상’과 연계하는 듯한 암묵적 메시지도 보인다. 도자의 특성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흙으로 빚고 굽고, 다시 색칠하거나 붙이거나 굽거나 하는 것이다. 수차례의 가마굽기 반복작업과 섬세하고 화려한 마감으로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단테가 “인간이란 참으로 나약한 존재”라고 했다는 점에서 정말 수고롭게 고생한 이 작품도 물질적으로 ‘나약’한 존재성을 갖고 있다.이윤희는 이번에 단테의 '신곡'을 오마주했다면 다음에도 같은 작품을 보여주기보다  한국적인 죽음과 지옥문이 보고 싶다. 같으면서도 다른 10여개의 작품 제목을 '무제'로 하는 무책임보다는 작가의 영감에서 드러나는 작품 제목을 부여하든가 아니면 시리즈로 번호를 부여하는 게 더 나을 듯 싶다. 문지영은 큰 화면의 가족의 모습을 통해 사랑을 그렸다. 작품의 제목은 '엄마의 신전' 시리즈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동생이다. 동생은 시각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다. 어려서부터 함께 성장하면서 작가는 남들과 다른 모습의 동생을 작품 속에서 자신으로 치환시켜 그 아픔을 대신 감내하려는 흔적이 보였다.작가는 가족이 등장하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눈을 덧칠하거나 가리는 등의 수법으로 동생의 고통에 동참했다. 어머니는 동생이 빨리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자주 절에 가고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의 마음에 남은 그 흔적들이 오늘까지 이어져 이번 작품에서 대중에게 약자에 대한 인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작품을 보면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붓터치가 눈길을 끈다. 가족사진을 보는 것처럼 화면 전체를 넓게 사용하는 붓칠이 편안해보였다. '가장 보통의 존재'(2014~2015) 연작시리즈와 4~5년이 지난 '엄마의 신전' 시리즈는 동생을 매개로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가족의 슬픈 역사를 보는 듯 하다. 그는 어떤 가족이야기를 그리고 싶은 것일까 짐작만 갈 뿐이다.문지영은 '가장 보통의 존재'와 '엄마의 신전'을 통해 장애를 가진 동생과 이를 둘러싼 엄마의 기도가 포함된 가족이야기를 풀었다. 또 다시 같은 류의 스토리로 작품을 구성하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성에 대한 다른 주제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네 명의 작가는 네 가지 색깔을 보여주지만 귀결점은 ‘인간성’으로 느껴진다. 작품마다 정말 어떤 날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이 갖고 있는 인간성은 어떤 것인가이다.네 명의 작가에게 주문한다. 작가는 창의적인 존재이고 예술성이나 철학성과 같은 어려운 담론을 담기도 하지만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야 한다. 어떤 작가들은 평생을 같은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작가들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좀 더 발전하거나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보여준다. 정답은 없지만 작가는 늘 앞서가고 실험적이며 관객의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이 긴 생명력을 갖는다고 믿는다.
    •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거대한 일상을 보다
      정인서(2021.06.21.) 광주에서 부산까지는 불과 3시간, 늘 심정적으로 멀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고속버스에 오르니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섬진강 휴게소를 거쳐 부산 노포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바로 도시철도가 연계되어 버스로 한 번 환승하여 벡스코 건너편에 자리한 부산시립미술관을 찾았다.바쁜 일상 속에 묻혀 사는 도시인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도시로 탈출(?)하는 몸부림으로 다소간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광주에서는 늘 눈에 익힌 작품들만 보아온 터라 다른 작품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1980년대의 미술은 흔히 민중미술로 귀결된다. 부산도 그러했다.우리 미술계는 1970년대까지 추상적이고 관념화된 모더니즘에 대한 구상미술이 전면부에 등장했다. 1980년대는 구상미술과 민중미술이 혼재된 시기였다. 필자는 1980년대 초반 광주의 한 미술관 전시담당으로 있으면서 지역작가를 중심으로 한 <구상작가 11인전>을 연 바 있다. 구상미술은 자연을 보이는 대로 묘사하거나 약간의 인상주의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미술이었다. 추상미술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어느 정도 형상을 갖추고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구상미술은 관람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런데 부산시립미술관이 일을 저질렀다. 부산시립미술관이 마련한 <거대한 일상: 지층의 역전(3.31~8.22)>은 추상미술이나 구상미술과는 다른 ‘형상미술’을 들고 나선 것이다. 강렬한 색감, 인체에 대한 새로운 묘사, 욕망의 표현, 일상에 대한 주목 등 이전과는 다른 표현을 한 작가들에 주목했거나 민중미술로 분류되었던 작품들에 대해서도 해석을 달리 하는 역전을 시도한 것이다.이 전시의 부제는 ‘1980년대 부산미술조명전’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에서 유의미한 역사적 발자취를 남긴 작가들을 재인식함으로써 한국미술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형상미술'의 재조명을 시도하고 있다.전시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기존 구상회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주의에 입각한 대상의 묘사와는 달리, 대상의 왜곡과 변형, 강렬한 색채를 통해 현실에 대한 자각과 표현을 시도한 작가들의 움직임을 새롭게 맥락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후 ‘형상미술’로 불리게 된다.”물론 지금은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났다. 그래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새로운 '형상'으로 드러내려 한 1980년대 부산미술을 돌아보면서 한국미술사를 새로이 접근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나 할까.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 26명 작품 120여점과 1980년대 한국미술계를 아우르는 아카이브(archive) 등 당시의 시대정신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작품 구성은 현실의 자각, 표현의 욕구, 욕망에의 추동, 일상의 중요성 등 키워드로 분류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민중미술의 시기로 인식되는 1980년대 한국미술을 ‘형상미술’로 재고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추상에서 형상으로의 회복을 현실의 표정을 통해 드러낸 ‘현실의 표정-형상의 전개’, 일상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이에 대한 표현적 시도를 다루는 ‘표현의 회복’, 형상미술의 다원성을 드러낸 강렬한 표현주의적 시도를 보여주는 ‘뒤틀린 욕망’, 마지막으로 거대한 일상 속 삶의 체취를 다각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격랑의 시대’로 전체적인 구성이 이루어졌다.물론 ‘형상미술’이라는 구체적인 개념 정립이 미술계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도를 통해 그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종길은 “형상은 재현, 묘사,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이기도 하다”면서 “전통의 맥락에서 형상의 개념은 표현주의에서처럼 작가의 관심이 사물의 재현이라는 형식의 문제보다는 내용이 비중을 둔 경우이며 작품이 ‘시대적 리얼리티’를 내포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늘 ‘개념’이라는 틀을 중시하면서도 여기에 갇혀 작품을 해석하다보면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때로는 작품 자체에 몰입하여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것이다. 어떻든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시선은 표현보다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데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전시장 도입부 ‘현실의 표정’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 한다. 송주섭의 ‘세대’라는 작품이다. 주름진 피부가 메마른 땅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매우 말랐다. ‘세대’(147×78cm, 1982)는 지층의 표질을 인물의 표정으로 옮기면서 인간의 삶도 저러할진대 이 땅의 역사는 어찌했을 까라는 암시를 던져주고 있다. 1980년대 ‘민중미술’의 틀에서 설명되는 작가 그리고 작품이었지만 시대의 고난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겠다. 그런가하면 ‘세대’(73.5×54cm, 1984)는 더 기괴해지면서 얼굴 표정이 바위덩어리,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를 연상시켰다.전시장을 빠져나오는 마지막 ‘격랑의 시대’에서 안창홍은 ‘위험한 놀이’(73×105cm, 1983)를 통해 시대 상황을 개인주의적 화법으로 그려냈다. 중세시대 어린아이들의 놀이를 재현하면서 눈을 파내 억눌린 개인의 심리를 자극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경기대 교수 김복기는 이번 전시를 인간 존재에 대한 응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시대상, 인간 내면의 의식과 감춰진 욕망의 표출, 소소한 일상을 다룬 작품들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관점으로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은 늘 반복적인 틀에 갇혀 사는 것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사람마다 나름의 복잡다단한 얽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부산에서 만난 ‘거대한 일상’을 통해 내 삶의 지층을 역전시키는 의식적 경험을 얻어간다면 참으로 좋으리라. 이 전시가 새로운 표현형식을 창안하거나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반드시 찾아봐야할 전시임이 분명하다. 전시장 내부는 다양한 가벽 설치를 통해 관람객들의 동선을 쉽게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 반가웠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의 관람도 눈에 띄었다. 미성년이 보기엔 다소 민망한 작품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작품엽서와 관련 텍스트를 활용한 콜라주와 색칠하기 등은 상당히 좋은 체험학습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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