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알려드리는 다양한 전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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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이 3월 21일부터 5월 25일까지 농성동 하정웅미술관에서 2025 하정웅컬렉션 <단색화: 무한과 유한>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거장 9인의 작품 48점과 관련 아카이브 30여 점을 선보이며, 단색화의 미학적 깊이와 그 안에 담긴 사유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인식, Work 81H 1981 수채화, 183x242cm
하정웅 명예관장은 1993년부터 광주시립미술관에 2,603점의 미술작품을 기증해왔다. 그가 기증한 컬렉션은 한국 단색화뿐만 아니라 재일코리안 작가들의 작품과 피카소, 샤갈, 달리, 앤디 워홀 등의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까지 포함하고 있어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그의 메세나 정신을 기리며 매년 하정웅컬렉션전을 개최해 왔으며, 올해는 한국 단색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점과 선, 그리고 여백’ △‘표면에서 빛으로’ △‘시각적 촉각’ △‘사유의 시간’ △‘반복, 시간의 축적’ 등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① 점과 선, 그리고 여백 – 이우환
모노하(物派) 운동의 이론적 기반을 정립한 이우환은 1970년대 초반부터 점과 선 시리즈를 선보이며, 전통 서예의 영향을 받은 동양적 사유와 물질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그의 반복적인 점과 선은 신체의 움직임과 결합된 수행적 행위로, 화면 속에서 기와 생명력을 구현한다.
*이우환, From Point 1982, 캔버스에 유화, 145.5 x112.6cm
② 표면에서 빛으로 – 곽인식
곽인식은 일본에서 모노하 운동이 태동하기 이전인 1950년대부터 사물의 물성을 탐구해 온 작가로, 1970년대 중반부터 화지(和紙)에 타원형의 점을 찍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했다.
③ 시각적 촉각 – 하종현·정영렬
하종현과 정영렬은 한지, 대마천 등 재료의 물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제작하며, 회화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촉각적인 감각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작품은 화면의 본질을 탐구하며, 물질과 공간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④ 사유의 시간 – 박서보
박서보의 묘법 시리즈는 반복된 선과 패턴을 통해 작가의 내면적 사유를 드러낸다. 화면을 균질하게 만들면서도 가까이에서 보면 수없이 겹쳐진 선들이 드러나는 그의 작업 방식은, 행위를 통한 자기 성찰의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⑤ 반복, 시간의 축적 – 허황·최명영·정상화·윤형근
1970년대 단색화는 강압적인 군사정권 속에서 저항의 미학이자 철학적 사유의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허황, 최명영, 정상화, 윤형근은 점을 찍고, 선을 긋고, 색을 덧칠하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단색화의 내면적 깊이를 확장하며, 무한한 정신성을 추구했다.
광주시립미술관 윤익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하정웅 명예관장의 기증 정신을 기리고, 한국 단색화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단색화의 역사적 흐름과 작가들의 철학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