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문화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알려드리는 다양한 컬처프리즘 입니다.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서는 광주, 전남의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소식과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태풍 부는 날이 온다


태풍이 부는 날  더 큰 태풍을 생각한다. 경제 태풍이다. 신문을 보면 세상이 곧 망할 것 같은 느낌이다. 자영업을 폐업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느니,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느니. 옛날에도 그랬다. 사람 사는 세상은 살아가는 그 시대마다 과제가 있어 힘들게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시대와 환경이 부과한 엄중한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한다.
개인 단위, 가족 단위로 볼 때도 과제를 해결하느라 편한 날이 드물다. 아버지는 작은 자영업을 했는데 월말이 되면 늘 시름에 빠졌다. 월 단위로 갚아야 할 외상값이 있어서 돈 마련하느라 힘들어 했다. 거래처에서 외상으로 가져온 물건값을 갚아야 다시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사채를 내서라도 갚아야 했다. 그 시절 아버지의 모습은 늘 외상빚을 갚느라고 힘들어하던 모습으로 내 기억에 남아 있다. 나는 아버지의 분투하는 삶을 통해서 인생의 고단함과 엄혹함을 목격했다.
나중에는 다섯 자식을 돌보고 아버지 뒷바라지를 하느라 안 주인 노릇을 하던 어머니까지 소매를 걷고 생활전선에 나섰다. 그때는 그렇게 살았다. 먹고 살 수 있는 일이라면 밤을 새는 구멍가게라도 해서 도와야 했다. 그렇게 해서 가족의 미래를 열어갔다.
거리에 나가보면 젊은 사람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어딘가에서 한창 일할 시간에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다.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우울한 기분이 된다. 옛날에는 평일에 젊은 사람들이 대로를 활보하는 장면이 드물었다. 아니 실업자라고 손가락질할까봐 잘 나돌아 다니지도 않았던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나라의 비극이다. 며칠 전 신문에 770명을 뽑는 7급 시험에 3만6천 명이 몰렸다는 기사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오늘 우리 사회는 아무도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누가 미래를 이야기하면 공허하게 들린다. 일자리가 모자란 것을 전, 전전 정부의 적폐,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적폐로 돌리는 정치인들도 있다.
나는 이렇게 나빠진 이유를 꼭 집어 말할 재주가 없다. 다만 내가 사는 마을에서 자영업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는 것을 보고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가 다들 잘 돌아간다는데 우리는 어쩌다 이 지경에 처하게 되었을까. 혹자는 현 정부 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정책을 잘못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 탓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꾸로, 그렇다면 정부가 경제정책을 아주 잘했다면 경제가 확 좋아졌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 경제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깊게 금이 가고 있었다. 우리가 세계에 내다 파는 모든 상품을 중국이 3분의 1값에 만들어 치고 들어오는데 버틸 요량이 있을까. 우리는 뭔가 더 나은 것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 중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저만큼 앞서 가고 있고, 겨우 반도체 한 분야만 한국이 한두 걸음 앞서 있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한 가지 반찬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되었다. 이것마저도 중국이 언제 앞설지는 시간문제라고 한다. 그동안 미래 투자를 하지 않은 결과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책에서 ‘중진국이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선진국이 되지 않았는데 선진국 흉내를 내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가 딱 그 짝이 아닌지 모르겠다. 2017년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간 여행자는 2천6백만 명이 넘는다. 우리나라 인구의 3배 가까이 되는 일본은 고작 1천6백만 명이다. 우리가 1천만 명이나 더 많다.
여가를 즐기고 해외 문물을 접하고 삶의 질을 구가하는 일에 돈을 쓰는 것을 딱히 외화낭비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문제다. 국내 소비는 줄고 있다고 아우성인데 해외에 나가서 돈을 펑펑 써댄다면 국민 의식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라는 말이다.
아버지는 일평생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일곱 식구를 건사했다. 아버지는 삶의 승리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우리의 아버지들은 그렇게 살았다.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내 탓이 아니라 나라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부도 걸핏하면 곳간에서 돈을 꺼내 손 벌리는 사람들에게 마구 살포하고 있다. 마치 산타클로스 노릇을 하는 것 같다. 그런 돈 뿌리기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나중에 곳간이 비면 어떻게 될까.
지금 이 나라는 정말 어려운 처지에 있다. 중국이 마치 우리를 집어 삼킬 듯 덮쳐오고 있다. 태풍은 불어오는데 우리의 대비는 전혀 안되어 있다. 그러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가발을 만들어서, 난닝구를 만들어서, 배와 자동차를 만들어서 지금 이 자리에 왔다. 어느 경제전문가가 블로그에 썼다. ‘한국경제는 비관의 시대로 가고 있다. 미래를 잘 파악하고 준비해서 당신 자신을 보호하기 바란다.’ 허리띠를 졸라맬 때다.


  • 광주광역시
  • 한국학호남진흥원
  • 사이버광주읍성
  • 광주서구청
  • 광주동구청
  • 광주남구청
  • 광주북구청
  • 광주광산구청
  • 전남대학교
  • 조선대학교
  • 호남대학교
  • 광주대학교
  • 광주여자대학교
  • 남부대학교
  • 송원대학교
  • 동신대학교
  •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광주문화예술회관
  • 광주비엔날레
  •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문화재단
  • 광주국립박물관
  • 광주시립민속박물관
  • 국민권익위원회
  • 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