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좌수영계록(全羅左水營啓錄)○고종(高宗) / 고종(高宗) 21년(1884)

8월 24일 승정원 개탁

절충 장군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신 이(李)

이번에 도착한 통리군국사무아문(統理軍國事務衙門)의 관문에, “이번에 계하(啓下)한 본 아문의 계사(啓辭)에, ‘1년에 두 차례씩 강무(講武)하는 것은 치국(治國)의 큰 정사인데, 오랫동안 폐지하였으니, 사전에 대비하는 의의가 전혀 아닙니다. 다만 생각건대, 가을일이 점점 바빠지고 있는 데다 식과(式科)의 날짜도 머지않았으니, 이때에 군병을 징발하여 조련하는 것은 마땅히 고려해야 하므로 금년 가을에 팔도(八道)와 사도(四都)의 수군과 육군의 여러 조련과 순력(巡歷)ㆍ순점(巡點)은 모두 우선 정지해야겠습니다. 그 대신 관문(官門)과 진문(鎭門)에서 군병을 취점(聚點)하는 것과 제언(堤堰)이 있는 곳은 군병을 이동하여 역사(役事)하는 것을 각별히 단속하여 기어이 실효(實效)가 있도록 하라는 뜻으로 분부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경상 좌병영(慶尙左兵營)에서 조련에 관해 품의하는 장계(狀啓)가 기한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았으니, 그 수신(帥臣)을 엄하게 추고(推考)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하니, 윤허한다고 비답하였다. 전교(傳敎)의 뜻을 잘 받들어 시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의 수영 수군은 이달 8월 19일에 중사 파총(中司把摠) 우후(虞候) 박태선(朴泰璇)을 데리고 단속하여 점열(點閱)한 다음 좌작(坐作)을 연습하였으며, 신의 수영 소속 각 읍진(邑鎭)도 같은 날 군병을 취점하라는 뜻으로 관문을 기일 전에 발송하여 각별히 신칙하였습니다.

좌사 전초관(左司前哨官) 장흥 부사(長興府使) 송기로(宋綺老)는 광주 목사(光州牧使)로 전직되어 이미 떠난 뒤에 새 부사가 아직 부임하지 않았으며, 중사 우초관(中司右哨官) 흥양 현감(興陽縣監) 이건석(李建晳)은 성묘(省墓)하기 위해 본도(本道) 관찰사(觀察使) 신(臣) 김성근(金聲根)에게 휴가를 받아 충청도(忠淸道) 비인(庇仁)을 향해 출발하였으며, 좌사 후초관(左司後哨官) 녹도 만호(鹿島萬戶) 경흥준(景興俊)은 이미 파출(罷黜)된 뒤에 새 만호가 아직 부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흥부에서 군병을 취점하는 것은 그 고을 좌수(座首) 백낙여(白樂汝)로 하여금 대행하도록 하고 신의 수영 대솔 군관(帶率軍官) 전 사과(司果) 이희석(李熙奭)을 파견하여 같이 거행하도록 하였고, 흥양현에서 군병을 취점하는 것은 그 고을 좌수 송주태(宋柱台)로 하여금 대행하도록 하고 신의 수영 대솔 군관 전 사과 이희국(李熙國)을 파견하여 같이 거행하도록 하였으며, 녹도에서 군병을 취점하는 것은 그 진(鎭)의 유진장(留鎭將) 강낙황(姜樂璜)으로 하여금 대행하도록 하고 신의 수영 병방 군관(兵房軍官) 출신(出身) 김제현(金濟鉉)을 파견하여 같이 거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외 읍진(邑鎭)은 군무(軍務)를 잘 아는 장교(將校)를 많이 지정하여 별도의 길을 통해 염탐해 보니, 좌사 파총(左司把摠) 사도 첨사(蛇渡僉使) 박윤수(朴潤秀), 좌초관(左哨官) 발포 만호(鉢浦萬戶) 김관식(金寬植), 중초관(中哨官) 낙안 군수(樂安郡守) 김응모(金膺模), 중사 좌초관(中司左哨官) 순천 부사(順天府使) 서주순(徐冑淳), 우사 파총(右司把摠) 방답 첨사(防踏僉使) 조쾌복(趙快福), 전초관(前哨官) 여도 만호(呂島萬戶) 김두홍(金斗洪), 좌초관 회령포 만호(會寧浦萬戶) 최두현(崔斗鉉), 중초관 광양 현감(光陽縣監) 이병훈(李秉勳), 우초관(右哨官) 고돌산 별장(古突山別將) 석명준(石明俊), 후초관(後哨官) 보성 군수(寶城郡守) 임택호(任澤鎬) 등이 각기 관할 지역에서 군병을 취점하고 연습하였는데, 한결같이 정기 조련의 규례에 따라 착실히 거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군물(軍物)과 군오(軍伍)도 결함이 없고 누락된 것이 없었으며, 제언이 있는 곳은 또한 편의에 따라 수축(修築)하였습니다. 연유를 모두 치계(馳啓)하오니 잘 아뢰어 주소서.

광서 10년 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