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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영 광주 에게 보내다〔與趙光州 徹永〕 -노사집

조 광주 철영 에게 보내다〔與趙光州 徹永〕 -노사집 제6권 / 서(書)


이번에 문공(文公 주희)의 《소학》을 본떠 《해동신편(海東新編)》을 편수코자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뜻이 매우 훌륭하더군요. 후학들이 이 책의 완성을 볼 수 있다면 또한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한 가지 방도가 될 것입니다.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다만 저번에 너무 바쁘게 답장을 올리느라 문맥이 이루어지지 않아 제 스스로 읽어보아도 무슨 뜻인지 까마득히 모를 정도이니, 물어주신 훌륭한 생각을 크게 저버려 돌이켜보면 회한이 한량없습니다.


대개 그 규모와 범례의 대강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첫 편인 〈열녀전(烈女傳)〉 이하를 곧 다른 말로 대신 채우려 하십니까? 아니면 〈입교(立敎)〉ㆍ〈명륜(明倫)〉ㆍ〈경신(敬身)〉 세 편의 본문을 예전대로 놔두고 〈계고(稽古)〉 이하를 비로소 동국의 사적에서 수집하여 바꾸려 하십니까? 앞처럼 하거나 뒤처럼 하거나 간에 제 생각으로는 모두 이루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런데 오늘 보내주신 편지 중에서 “〈입교〉와 〈계고〉 두 편……”이라고 한 것을 보면 장차 첫머리부터 바꾸어 채울 생각인 듯한데, 이와 같다면 더욱 완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대개 천하의 말이 많다 하더라도 그중에서 도리에 딱 맞는 말은 다른 유사한 말을 끌어다 붙일 수 없으니,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직 이 말만 있을 뿐입니다. 〈입교(入敎)〉 한 편을 가지고 말하면 “앉을 때 가에 앉지 말고 설 때에 비스듬히 서지 말라.”는 말을 무슨 말로 바꿀 수 있으며, “남자는 빨리 대답하고 여자는 느리게 대답한다.”는 말을 무슨 말로 대신하겠습니까. 〈명륜〉과 〈경신〉은 단락마다 구어(句語)마다 모두 그러하니, 〈입교〉 한 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계고〉 한 편과 같은 경우는 또한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 인극(人極)을 세워 인륜과 도리를 다하는 것은 성인만이 그렇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오직 성인이라야 천형(踐形)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우주 사이에 몇 명 되지 않지만, 천하 후세는 마땅히 극진하게 실천한 분을 본보기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선생(朱先生 주희)이 편제(篇題) 속에서 특별히 “근심스러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순 임금과 같이 할 뿐이다.”라는 한마디 말을 인용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철안(鐵案 확고한 단안)입니다.


〈계고편(稽古篇)〉에서 인증한 것이 모두 성인의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반드시 성인을 주체로 삼은 뒤에 도리가 바야흐로 원만해집니다. 이제 이것을 놔두고 따로 구하려 한다면 아무리 그 수집과 꾸밈에 진력한다고 해도 결국 주선생이 이른바 “제1등의 도리를 남에게 양보해 주고 제2등의 도리를 행하는 것”임을 면치 못합니다. 그래서 제 견해로는 《신편》을 편수하는 사람이 〈계고〉 이상에다 손을 대려고 한다면 결단코 완성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광입교(廣立敎)〉ㆍ〈광명륜(廣明倫)〉ㆍ〈광경신(廣敬身)〉과 같은 것은 곧 선현의 교훈에 대한 부연 설명이요, 성인을 희망한 실제 사적입니다. 만일 입언(立言)이 정밀하고 제행(制行)이 독실한 경우가 있다면, 편집을 많이 했다고 해서 꺼릴 것이 없고 수집을 널리 했다고 해서 꺼릴 것도 없으니, 참으로 문공(文公)이 편집한 정도로만 그쳐야 한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늘이 성조(聖朝)를 보살펴 정치 교화가 아름답고 밝아 어진 선비가 배출되어 유학을 도왔으니, 그들의 가언(嘉言)과 선행(善行)을 수집하여 구편(舊編)과 함께 세상에 행한다면, 보고 느끼고 본받음에 어찌 보탬이 적다고 하겠습니까. 이렇게 되면 〈계고〉는 그 속에 있게 되니, 반드시 첫머리부터 바꿔 채운 뒤에 비로소 《동국소학(東國小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러나 ‘동국소학’ 넉 자는 끝내 제목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대개 《소학》과 《대학》의 도(道)는 천지를 세우고 백세를 기다릴 만하여 동해나 서해에 놓아두어도 표준이 되고 북해나 남해에 놓아두어도 표준이 되니, 동국에 어찌 다른 《소학》이 있겠습니까. 이름을 《해동계고신편(海東稽古新編)》이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그저 볼품없는 소견을 기술하였는데 이는 각각 자신의 뜻을 말한 것에 불과합니다.


영귀서원(詠歸書院)의 위차(位次)를 개정한 일은 접때에 광주(光州)의 사림(士林)을 통하여 들어본 바가 있습니다. 그 때 들은 바는 대개 “영사정(永思亭)을 북쪽 벽으로 옮겨 봉안하는 일은 그만둘 수가 없으나, 북쪽 벽에서 왼편에 봉안할지 오른편에 봉안할지를 아직 확실히 정하지 못했다.”라고 하였습니다. 근자에 영귀서원의 옛날 위차도(位次圖)와 개정한 뒤의 위차도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어서 비로소 이 의례가 이미 거행되었고 영사정이 하서(河西)의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는 세대의 순서로 자리의 차례를 정한 것이니 본래 원우(院宇)의 통례입니다. 다만 객위(客位)가 주향(主享)을 누르고 있으니 저도 이 점에 대해 끝내 의혹이 풀리지 않습니다. 가령 원우(院宇)는 공체(公體)이니 주객을 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정과 여론으로 보면 끝내 그렇지 않습니다. 저번에 사림(士林)들을 접견했을 때 이미 사견으로 대략 말한 바 있으니, 이제 와서 이전의 말을 되풀이해본들 마려(磨驢)처럼 옛 자국만 밟는 격입니다. 더구나 이미 이루어진 의례를 어찌 감히 논의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심히 염려되는 것은 오늘날 혹시 조금이라도 잘 살피지 못했다가 나중에 지적을 받게 되면 현인을 공경하는 의례에 흠이 된다는 점입니다. 지금 춘향(春享)이 아직 멀었으니, 청컨대 마땅히 홀기 꽂고 큰 띠 두른 벼슬아치가 두 고을의 사림들을 지휘하여 이러한 전말(顚末)로 현관(賢關)과 국중의 예법을 아는 학자들에게 널리 상의하되, 그 처변(處變)하는 예절이 최선이 되도록 노력하여 다른 서원의 본보기가 되면, 어찌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이렇게까지 번거로움을 끼치니 매우 죄송합니다.


[주-D001] 조 광주(趙光州) : 
조철영(趙徹永, 1777~1853)으로, 본관은 풍양(豊壤), 자는 경여(敬汝), 호는 신전(莘田)이다. 조진명(趙鎭明)의 아들이다. 1801년(순조1) 생원시에 합격하고 1841년(헌종7)에 광주 목사(光州牧使)로 부임했다.
[주-D002] 오직 …… 있다 : 
천형(踐形)은 사람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성(天性)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으로,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형색(形色)은 천성이니 오직 성인이라야 천형할 수 있다.” 하였다.
[주-D003] 근심스러우면 …… 뿐이다 :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군자는 종신토록 근심하는 것이 있고, 일시적인 걱정은 없다. 종신토록 근심할 것은 있으니, 순 임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순 임금은 천하에 법이 되어 후세에 전할 만하거늘, 나는 아직도 향인을 면치 못하니, 이것이 곧 근심스러운 것이다. 근심스러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순 임금과 같이 할 뿐이다.[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也. 乃若所憂則有之, 舜人也, 我亦人也, 舜爲法於天下, 可傳於後世, 我由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 憂之如何? 如舜而已矣.]”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離婁下》
[주-D004] 영귀서원(詠歸書院) : 
전남 곡성군 겸면 현정리에 있다. 1564년(명종19)에 전라도 옥과(玉果) 유림들이 옥과 현감을 지낸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의 학문과 절의를 추모코자 건립한 서원이다. 1729년(영조5)에 유팽로(柳彭老)와 신이강(辛二剛)을 추가 배향하고, 1797년(정조21)에 허계(許繼), 1846년(헌종12)에 허소(許紹)를 추가 배향하였다. 1965년에는 위백규(魏伯珪)를 봉안하여, 6위를 모시게 되었다.
[주-D005] 영사정(永思亭) : 
최형한(崔亨漢, 1460?~1504)의 호이다. 본관은 영암(靈巖), 자는 탁경(卓卿), 아버지는 영원(永源), 광주(光州) 출신이다. 1483년(성종14) 식년 문과에 급제하고 1489년(성종20)에 옥과 현감으로 부임하여 영귀정(詠歸亭)을 지었다. 1498년(연산군4)에 사간원 헌납이 되었고, 1503년(연산군9)에 영암 군수로 나갔으나 다음해 갑자사화 때 궁궐 앞에서 대죄(待罪)하다가 굶어 죽었다.
[주-D006] 객위(客位)가 …… 않습니다 : 
객위는 최형한(崔亨漢)의 위패를 말하고 주향은 김인후(金麟厚)의 위패를 말한다. 영귀서원은 본래 김인후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것이므로 주향이 되어야 합당한데, 최형한이 옥과 현감으로 있을 때 영귀정(詠歸亭)을 지었고 김인후보다 앞 선 시기의 인물이라 하여, 김인후의 위패보다 높은 오른쪽에 위치시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D007] 마려(磨驢)처럼 …… 격입니다 : 
마려는 빙글빙글 돌면서 맷돌을 끄는 나귀라는 뜻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답습만 하는 상태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소식(蘇軾)의 시에 “나의 생계가 졸렬하기 그지없어서, 맷돌 끄는 나귀처럼 돌기만 하는 것을 비웃겠지.[應笑謀生拙, 團團如磨驢.]”라고 하였고, 또 “돌고 도는 것이 맷돌 끄는 소와 같아서, 걸음걸음마다 묵은 자국만 밟노라.[團團如磨牛, 步步踏陳跡.]”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21 伯父送先人下第歸蜀詩云, 卷35 送芝上人游廬山》
[주-D008] 두 고을 : 
광주(光州)와 옥과(玉果)를 말한다.
[주-D009] 현관(賢關) : 
어진 선비를 기르는 기관으로, 성균관ㆍ한림원 등을 말한다.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저자(연도) 제목 발행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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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남구역사문화인물간행위원회(2015) 역사를 배우며 문화에 노닐다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Ⅰ 인물과 문헌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Ⅱ 문화유적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14) 광주 남구 마을(동)지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14) 광주 남구 민속지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21) 양림 인물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동구문화원(2014) 광주광역시 동구 마을문화총서 Ⅰ 광주동구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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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원연합회(2020) 광주학 문헌과 현장이야기 광주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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