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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崔愼)의 기록- 송자대전 부록 제18권

최신(崔愼)의 기록 - 하, 송자대전 부록 제18권 / 어록(語錄) 5 :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 1607~1689)

[신] 세속(世俗)에 전하기로는, 김덕령(金德齡)은 용력(勇力)이 있는 외에도 신이(神異)한 일화가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두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었다는 말과 수감(收監)되었을 적에 고문을 무수히 당했으나 살갗이 쇠처럼 단단하여 상처가 나지 않았는가 하면, 형틀을 부수고 지붕 위에 올라앉았다는 등등의 얘기가 있습니다. 또 선조께서 친히 국문(鞫問)하려고 궐정(闕庭)으로 끌어들였을 때 김덕령이 갑자기 맨몸에서 칼을 빼들고 나아와서 ‘전하께서 신이 반역했다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신이 이 자리에서 참으로 반역 행위를 해 볼까요?’ 하므로 선조께서 ‘너는 네 스스로 죽으라. 어째서 이처럼 난잡하게 구는가.’ 하였다 합니다. 이 같은 말들이 혹 하나라도 근사한 것이 있습니까?

[선생] 김덕령은 광주(光州) 사람으로 월사(月沙)의 가문(家門)에 의해 발신(發身)하였다. 그러므로 김덕령의 일에 관해서는 월사의 자손만큼 잘 아는 이가 없다. 내가 일찍이 백주(白洲 이명한(李明漢)) 등 제공(諸公)에게서 들었는데, 모두 세속에서 전하는 것과 같이 거짓이 아니었다. 또 ‘만약 김덕령의 일을 직접 본 사람이 아니면 반드시 그 말을 믿으려 할 이치가 없을 것이니, 말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난날에 월사의 부친(이름은 계啓)이 장성 현감(長城縣監)으로 있었는데, 마침 단오절(端午節)이어서 인근 몇몇 고을의 수령(守令)들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 호남의 민속(民俗)에 단옷날이면 관아(官衙)의 마당에 모여 씨름판을 벌이는데, 이른바 판을 쓸고 일등하는 자는 후한 상을 받았다. 때문에 먼 데 사는 백성들 중에는 식량을 싸 가지고 오는 자까지 있었다.
그날, 장성에 모였던 몇몇 고을 사람들 중에 어떤 장사(壯士) 하나가 많은 사람들을 모두 이겨 내고 혼자서 춤추면서 큰소리치기를 ‘만약 나와 힘을 겨룰 자가 있다면 나와서 승부를 결판내자.’ 하였다. 그때 문밖에서 어떤 선비가 들어오려다가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여러 고을의 수령들이 이 말을 듣고는 빨리 맞아들이도록 했는데, 바로 김덕령이었다. 수령들이 술과 안주를 먹이고 권하기를 ‘자네가 만약 저 사람을 이긴다면 눈앞의 통쾌한 일이 될 걸세.’ 하였다. 그러나 김덕령은 굳이 사양하면서 ‘저는 본디 유생(儒生)으로 몸마저 허약한데 어떻게 저 사람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여러 사람이 계속 권해 마지않으므로 이에 초립(草笠)과 도포(道袍)에 신발을 신은 채 뜰가로 내려왔다. 여러 사람들이 ‘어째서 신을 벗지 않는가?’ 하자, 김덕령이 ‘어쨌든 시험해 보겠습니다.’ 하였다. 그 장사는 어린애처럼 깔보는 말을 많이 하자, 김덕령이 ‘그대는 많은 말을 말라. 힘만 겨루어 보면 되는 것이다.’ 하였다. 이에 그 장사가 김덕령의 허리를 안아들고 몇 바퀴 돌리다가 땅에 집어던지니, 김덕령의 신을 신은 두 발이 마른 땅에 한 자쯤 빠져 들었으나 꼿꼿하게 선 채로 넘어지지 않았다. 장사는 그제야 비로소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였다. 다시 어울리게 되어서는 김덕령이 한 번 휘둘러 쓰러뜨리니, 장사가 ‘실수했다.’ 하면서 다시 대결하자고 하였다. 그러자 김덕령의 눈에 불빛이 발하면서 호랑이의 포효(咆哮)처럼 소리를 지르며 장사를 죽이려 하였다. 이는 김덕령은 눈에서 불빛이 발하면 용기(勇氣)가 대발(大發)하고 용기가 대발하면 비록 자제(自制)하려 해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두 크게 놀라며 일제히 입을 열어 제지시켰다. 그 뒤로부터 명성이 온 세상에 진동하였고, 월사의 가문에서 천거하여 등용되었다.
또한 그가 모친상(母親喪)에 복을 입고 있을 때 왜구(倭寇)가 갑자기 쳐들어왔으므로 그는 나라를 걱정하다가 기복(起復)되어 나와서 왜구를 격퇴한 공로가 많았다. 그가 수감되어서는 온갖 고문을 가했으나 살갗에 상처가 나지 않았다. 이에 ‘나는 유생(儒生)으로서 기복되어 종군(從軍)하였으니, 이는 큰 죄이다. 이제 나는 이를 이유로 하여 죽는 것이다. 어찌 감히 반역했다는 무함으로 죽을 수가 있겠는가.’ 하고, 그 길로 자결했다 한다. 그의 말이 가긍(可矜)한데도 아직까지 신원(伸冤)되지 못하고 있으니, 애석하다.

선생이 일찍이 좌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방언자폐(放言自廢)란 문구(文句)의 뜻을 아는가?”


응답하는 자가 없었다.
[신] 무슨 깊은 뜻이라도 있습니까?
[선생] 그대는 아는가?
[신] 일찍이 스승으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임의대로 읽었으니, 어떻게 잘 알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말을 함부로 하고 스스로 폐인이 되어 벼슬하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선생] 그것은 바로 주자(朱子)의 주설(註說)이다.
[문생(門生)] 주자의 주설 외에도 다른 해설이 있습니까?
[선생] 옛날의 주석에 방언(放言)을 방언(防言)으로 풀이하였으니, 대개 말을 하지 않고 스스로 폐인이 된다는 뜻이다.
[문생] 고주(古註)가 비록 이와 같다 해도 이미 주자의 주설이 있으니, 누가 주자의 주설을 버리고 옛 주석을 따르겠습니까.
선생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우윤(右尹) 권시(權諰)의 서신(書信)에 이러한 옛 주석을 인용하여 ‘스스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고 스스로 폐인이 되어 행세(行世)하지 않으려 한다.’ 하였다.”


좌중에 있던 이들이 모두 말하였다.


“굳이 주자의 주설을 따르지 않으려는 것이니, 그것이 권 우윤의 티를 내는 것입니다.”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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