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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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소개하는 광주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의 이야기 입니다.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서는 광주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문화 이야기를 발굴 수집하여 각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벽진동 거부 탁씨

고려 말, 서구 벽진동 산촌 마을에 탁씨卓氏 성을 가진 만석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탁씨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걱정거리가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대를 이를 아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자여도 뭘 해. 후사가 없으면 재산도 다 필요 없는 법인데."

탁씨는 장성 땅에 유명한 점쟁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점쟁이를 불러들여 점을 치게 했어요. 탁씨 집을 찾아온 이 점쟁이는 집의 형세와 탁씨의 사주를 받아 음양오괘로 풀어보더니 딱하다는 듯 살래살래 고갯짓을 하면서 말했습니다.

"일 년 후, 아드님 하나를 얻게 되지만 오래 살지는 못할 겁니다. 정말 안됐군요."

이 점괘占卦를 들은 탁씨는 고민이 됐지요. 복채도 두둑이 줬지만 점쟁이는 훗날의 불길한 낌새 때문에 복채를 받지 않고 그냥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 뒤 탁씨는 아들을 낳았지만 점쟁이의 예언대로 그 아들은 세이레(아이가 태어난 후 스무하루 동안)를 넘기지 못했어요. 비탄에 잠긴 탁씨는 그 점쟁이를 다시 불러들여, 한 번 더 점을 쳐달라고 부탁했지요.

점쟁이는 고민 끝에 말을 했어요. "앞으로 아들을 낳기는 하지만 그 아들이 오래 살지는 못합니다."

또 다시 아들을 잃어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탁씨는 점쟁이을 붙잡고 "그렇다면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후사만은 이어야하지 않겠소" 하고 애걸했습니다. 그러자 점쟁이는 조심스럽게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게 말처럼 이행이 될런지"라며 말끝을 흐리는 것이었다.

"그럼,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십시오. 꼭 그 방법대로 하겠습니다."

그 점쟁이는 아들의 단명을 막을 방도를 알려주었습니다.

"이번에 낳은 아들이 요절夭折을 면하려면 그의 나이 열세 살이 된 동짓날 초하루에 집을 나가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5년을 지낸 뒤에 돌아와야 합니다. 그래야 목숨을 잃지 않고 장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 탁씨의 집에는 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탁씨는 아들을 애지중지 키웠지요. 영리한 신동처럼 사자소학四字小學이며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두루 깨쳐나갔습니다. 그런 아들이 어느덧 시간이 흘러 열세 살이 되었어요.

탁씨는 점쟁이의 말을 아들에게 전했어요. 그러자 그 영특한 아들은 그 말을 듣고 세상 구경하며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5년 후에 돌아오겠노라고 대답을 한 뒤 열세 살 난 동짓날 초하루가 되자 점쟁이의 말대로 노자 한 푼 없이 집을 떠났습니다.

결국 집을 떠난 아들은 거지가 되어 문전걸식을 해가며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보성 땅 어느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게 됐어요. 5년이 되는 날 밤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그 집에 귀신이 나타나 탁씨의 아들을 잡아가려 하자 그의 사연을 들어 알고 있던 주인집 딸이 그를 안방 뒤주 속에 숨겨놓고는 열쇠를 치마 속에 감추고 내놓지를 않았습니다. 주인집 딸은 그의 아들을 남몰래 사랑했기 때문에 그 귀신이 열쇠를 건네 달라고 했음에도 결국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주인집 딸의 칠대 조 할아버지 되는 그 귀신은 하얀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점잖은 노인으로 변신하면서 "내가 너의 칠대 할아버진데 윗대 선조의 원한을 갚기 위해 하는 일을 네가 막다니. 그래서야 되겠느냐, 어서 그 열쇠를 내 놓아라"하고 호통을 쳤어요. 그런데도 주인집 딸은 귀신의 말을 무시한 채 열쇠를 끝까지 내놓지 않았습니다. 첫 닭이 울자 귀신은 조상에게 복을 받으려거든 "저 년을 얼른 탁가 놈 집으로 보내버려!"라고 하면서 알쏭달쏭한 분부를 남기고 새벽닭 울음소리가 끝나기 전에 허겁지겁 떠나버렸어요

그 후 탁씨 아들은 그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아들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그 부인은 조상님에 대한 죄책감으로 일생동안 한 번도 친정집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벽진동 거부巨富 탁씨卓氏는 사월산獅月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 산은 조선 초엽 광주시내 쪽에 살던 탁씨들의 선산이었다. 본디 탁씨들의 선산은 현재 광주공원이 들어선 성거산이었다. 그런데 광주향교가 처음에는 장원봉, 다음에는 광주읍성 안의 북문 쪽에 있다가 결국 성거산(광주공원)에 이전하게 될 처지가 되자 자신들의 선산을 기꺼이 희사하고 그 대체부지로 택한 것이 사월산이었다. 이 설화가 벽진동에서 유래한 근거다.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저자(연도) 제목 발행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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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Ⅰ 인물과 문헌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Ⅱ 문화유적 광주남구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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