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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소개하는 광주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의 이야기 입니다.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서는 광주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문화 이야기를 발굴 수집하여 각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렴정

문헌상 가장 이른 광주권 누정은 고려 말기인 14세기 후반의 경렴정景濂亭이다. 주인은 경렴 탁광무卓光茂(13301410)로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1287~1367)에게 배우고 이색, 정몽주, 문익점, 이숭인 등과 교류했다.

탁광무는 고려 공민왕 때 우사의右司儀로서 신돈에 아부하여 행패를 부리는 홍영통洪永通을 탄핵했다가 파직되었던 강직한 인물이었다. 이처럼 신돈 일파의 전횡에 맞서다가 모함당하고 낙향했다. 이때가 1370년대로 보인다.

문헌에 나타난 경렴정 역시 탁광무의 문집인 '경렴정집景濂亭集' 1 경렴정 편액이라는 초계 정씨가 지은 시구에 해동형승천호남海東形勝擅湖南 상유렴정하유담上有濂亭下有潭이라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 이는 광주 고문학의 시조격에 해당한다. 이 시는 조정의 기강을 바로 하려했던 답답한 마음[遣悶]을 표현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이 싯구에서 호남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는 것이다.

1478년 서거정徐居正이 편찬한 동문선 제97권 설편說遍경렴정명후설景濂亭銘後說에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의 이야기가 있다. 정도전은 1377년 가을 유배가 풀려 돌아가는 길에 전남 장성의 진원 불태산 취봉사鷲峯寺에서 스님이 멀리 선생 댁을 가리키는데, 하얀 돌 맑은 샘 있는 골짜기가 그윽하군요.”라고 소식을 전했다.

탁광무가 못을 파서 연꽃을 심고 못 가운데에 작은 섬을 만들어 그 위에 정자를 짓고 생의 말년을 지냈다고 전한다. 하얀 돌[白石] 맑은 샘 골짜기[泉谷]를 놓고 여러 이야기가 있다. 어떤 이는 오늘날 광주시 북구 석곡동石谷洞 인근이라고 하고, 후손인 광주의 탁인석 박사는 운천호수 인근이라고 말한다.

정자 이름은 염계濂溪를 경모景慕하라는 뜻으로 익재 이제현이 지었다. 염계 주돈이는 우주와 생명의 대서사로 일컬어지는 태극도설로 성리학의 지평을 열었던 이다. 탁광무는 풍월을 벗 삼은 듯 우주에 안긴 듯, 홀가분하고 편안하였다.

그의 아들인 문정공 죽정 탁신(13671426)도 광산구 월계동 천곡에 정자를 지었다. 광주읍지(1879, 1924)에는 주의 북쪽 35리에 있다. 기록에는 주춧돌만이 남아있는 데 노송이 있어 탁씨의 소나무가 있는 정자라는 뜻에서 탁송정卓松亭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탁신의 둘째부인은 광주 정씨로 이때 탁씨는 이미 광주 토반에 들었던 것 같다.

이제현이 탁광무의 정자에 경렴정이란 이름을 붙여준 사실은 탁광무의 문집 <경렴정집景濂亭集>에 올라 있다. 탁광무의 싯구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경렴정익제소명 景濂亭益齊所名

라향인전강작안 懶向人前强作顔 사람들 앞에서 억지 웃음 짓기 싫어

수정종일대청산 水亭終日對靑山 온종일 물위 정자에 앉아 청산만 바라보네

오가기호여시이 吾家嗜好與時異 우리 집 기호는 시속과는 다르고

차지청유비세한 此地淸幽非世閒 이 땅의 맑고 그윽함이 한가한 세상은 아닐세

풍월무사수처족 風月無私隨處足 풍월은 누 구 것도 아니니 어디서나 마음 따라 만족하고

건곤대도방여한 乾坤大度放予閑 천지는 도량이 커서 한가한 나를 놓아두네

소요자적망기리 逍遙自適忘機裏 만사를 다 잊고서 멋대로 돌아다니다가

와간장공권조환 臥看長空倦鳥還 누워 바라보는 먼 하늘에 게으른 새 돌아오네

   

景濂亭集跋

少學於光山金文正先生之門矣

遂卜地於光州瑞石之陽築一小室與光山鄭先生文景公爲友

作亭于光州別墅鑿地種蓮築島池中一嘯一詠自得逍遙焉李益齋 齊賢 文忠公題其扁曰景濂亭


景濂亭銘後說

謙夫卓先生 光茂 於光州別墅鑿池種蓮築土池中爲小島構亭其上日登以樂益齋李文忠公命其亭曰景濂蓋取濂溪愛蓮之義欲其景慕之也未見其物則思其人思其人則必於其物致意焉感之深而厚之至也嘗謂古人之於花草各有所愛屈平之蘭陶潛之菊濂溪之於蓮是也各以其中之所存而寓之於物其意微矣然蘭有馨香之德菊有隱逸之高則二子之意可見且濂溪之言曰花之君子也又曰蓮之愛同予者何人夫以其所樂與人共之聖賢之用心也而嘆時人之莫己知以俟後來於無窮苟知蓮之爲君子則濂溪之樂庶乎得矣然因物而得聖賢之樂亦豈易言哉黃魯直曰周茂叔胸中灑落如光風霽月程子曰自見周茂叔每令尋仲尼顏子樂處所樂何事自是唫風詠月以歸有吾與點也之意道傳私竊以爲景濂有道須要識得灑落氣象有與點之意然後可以言至文忠公之銘曰鉤簾危坐風月無邊一句截斷古人公案安得一登其亭與謙夫同參


경렴정 명의 후설[景濂亭銘後說]

겸부謙夫 선생 광무光茂께서 이 광주 별장에 못을 파서 연꽃을 심고, 못 가운데에 흙을 쌓아 작은 섬을 만들어 그 위에 정자를 짓고 날마다 오르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았다. 익재益齋 이 문충공李文忠公(이제현을 말함)이 그 정자를 경렴景濂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대개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의 호에서 연꽃을 사랑하는 뜻을 취하여 그를 경앙하고 사모하고자 한 것이리라.

대저 그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 반드시 그 물건에 마음을 쓰게 된다. 이것은 느낌이 깊고 후하기가 지극한 것이다.

일찍이 말하기를, 옛사람에게는 각기 사랑하는 화초가 있었다 한다. 굴원의 난초와, 도연명의 국화와 염계의 연꽃이 그것으로 각각 그 마음에 있는 것을 물건에 붙였으니, 그 뜻이 은미하다 하겠다. 그러나 난초에는 향기로운 덕이 있고, 국화에는 은일의 높은 것이 있으니 그 두 사람의 뜻을 볼 수가 있다.

또 염계의 말에 연꽃은 꽃 중의 군자다고 하고 또 이르기를 연꽃을 나처럼 사랑하는 이가 어떤 사람인가?” 라고 했다. 대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남과 함께 하는 것은 성현의 용심이며, 당시 사람들이 알아주는 이가 없는 것을 탄식하고 뒤에 오는 무궁한 세상을 기다렸으니, 진실로 연꽃의 군자됨을 알면 염계의 즐거움을 거의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물건을 인하여 성현의 낙을 아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황노직黃魯直이 이르기를 주무숙周茂叔(염계의 자)의 흉중은 쇄락灑落하여 맑은 바람과 갠 달 같다.”고 하였다.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주무숙을 본 뒤로, 매양 중니仲尼와 안자顔子의 즐거운 곳과 즐거워하는 것이 무슨 일인가를 찾게 되었다. 그 뒤로부터는 풍월을 읊으며 돌아오는 것이 나는 증점曾點을 허여한다.’는 뜻이 있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정도전은 혼자 생각하건대, 염계를 경앙하는 방법이 있으니 모름지기 쇄락한 기상을 알아 얻고, ‘증점을 허여한다.’ 하는 뜻이 있은 연후에야 그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충공文忠公이 명하기를 발 걷고 꿇어앉으니[구렴위좌 鉤簾危坐] 풍월이 가이 없네[풍월무변 風月無邊]’라고 하였으니, 이 한 구절은 옛사람이 단정한 공적인 안문案文이다. 어떻게 해야 그 정자에 한 번 올라 겸부謙夫와 같이 참여할 것인지 모르겠다.

Tag #탁광무# 탁인석# 강원구# 이제현# 서거정# 정도전# 운천호수# 백석산# 탁송정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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