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소개하는 광주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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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의 버들〔宮中柳〕 - 성호전집 제8권 / 해동악부(海東樂府)
서구문화원
날짜 2020-09-23 04:14
궁중의 버들〔宮中柳〕 - 성호전집 제8권 / 해동악부(海東樂府) : 성호(星湖) 이익(李瀷)
광해군 때에 유씨(柳氏)가 외척으로 정사를 주도하였다. 소암(疎菴) 임숙영(任叔英)이 과거 시험의 대책(對策)에서 극언을 하니, 석주(石洲) 권필(權韠)이 이를 두고 시를 지었다.
궁 버들은 푸르고 꾀꼬리 어지러이 나는데 / 宮柳靑靑鸎亂飛
온 도성의 벼슬아치 봄볕에 아양 떠네 / 滿城冠蓋媚春暉
조정에선 다 같이 태평성대 축하하거늘 / 朝家共賀昇平樂
누가 곧은 말이 선비 입에서 나오게 했나 / 誰遣危言出布衣
온 도성의 벼슬아치 봄볕에 아양 떠네 / 滿城冠蓋媚春暉
조정에선 다 같이 태평성대 축하하거늘 / 朝家共賀昇平樂
누가 곧은 말이 선비 입에서 나오게 했나 / 誰遣危言出布衣
석주가 이 필화(筆禍) 사건에 걸려 장을 맞고 유배 가던 도중에 죽으니, 온 나라 사람들이 슬프게 여겼다.
천지가 모두 봄이라 만물이 번창하는데 / 天地同春物皆昌
그중에 버들이 먼저 향기를 발하누나 / 就中楊柳先芬芳
구름까지 솟은 윗가지엔 봉황이 깃들고 / 上枝干雲宿鸞鳳
늘어진 아랫가지엔 천 가닥이 자라네 / 下枝拂地千絲長
분칠한 담장 머리에 비단 휘장 둘렀는데 / 粉牆前頭錦幃張
그 가운데 온갖 꽃이 마음껏 향기롭구나 / 中間百花隨意香
바람결에 한 곡조 풍악 소리 들리니 / 風便一曲聽絲篁
뾰로롱 가늘게 화답하며 꾀꼬리 날아가네 / 嚶鳴細和黃鸎翔
꾀꼬리가 때로 화려한 누각 곁을 맴도니 / 黃鸎時繞畫樓傍
행인의 마음은 부질없이 방황하네 / 行人著意徒彷徨
다들 태평의 상서를 말하고 / 皆言太平祥
화창한 기운이 사방에 가득하여 / 玉燭轉四方
집집마다 즐거움 그치지 않고 / 家家樂未央
거리에는 많은 사람 줄을 이뤘는데 / 街路列成行
대담한 선비가 거리낌 없이 간언하여 / 士有大膽言不妨
붓 휘둘러 지적하니 임금도 무색해라 / 奮筆指天天無光
인정은 바삐 가는 물처럼 쉬이 떠나는데 / 人情易逝如水忙
세도는 부질없이 봄날을 붙잡으려 하네 / 世道欲挽留春陽
아아, 홀로 원통하고 분한 마음 품으니 / 嗟爾獨抱冤憤腸
선인이 버림받는 것 감당할 수 없네 / 蘭焚蕙委不可當
그대는 들어 보았나 / 君不聞
여장이란 서생이 지은 노래를 / 書生作歌字汝章
악부에 전하는 노랫소리도 양양하다 / 樂府傳唱聲洋洋
훌륭한 문장은 몸의 재앙이 될 뿐인 걸 / 文章只解爲身殃
궁 버들에 미친 듯 부는 바람만 보이네 / 但見宮柳風吹狂
바람 부는 궁 버들에 나뭇잎 드날리나 / 風吹宮柳葉飄揚
한겨울의 된서리는 어찌할 수 없으리 / 無柰歲暮多繁霜
그중에 버들이 먼저 향기를 발하누나 / 就中楊柳先芬芳
구름까지 솟은 윗가지엔 봉황이 깃들고 / 上枝干雲宿鸞鳳
늘어진 아랫가지엔 천 가닥이 자라네 / 下枝拂地千絲長
분칠한 담장 머리에 비단 휘장 둘렀는데 / 粉牆前頭錦幃張
그 가운데 온갖 꽃이 마음껏 향기롭구나 / 中間百花隨意香
바람결에 한 곡조 풍악 소리 들리니 / 風便一曲聽絲篁
뾰로롱 가늘게 화답하며 꾀꼬리 날아가네 / 嚶鳴細和黃鸎翔
꾀꼬리가 때로 화려한 누각 곁을 맴도니 / 黃鸎時繞畫樓傍
행인의 마음은 부질없이 방황하네 / 行人著意徒彷徨
다들 태평의 상서를 말하고 / 皆言太平祥
화창한 기운이 사방에 가득하여 / 玉燭轉四方
집집마다 즐거움 그치지 않고 / 家家樂未央
거리에는 많은 사람 줄을 이뤘는데 / 街路列成行
대담한 선비가 거리낌 없이 간언하여 / 士有大膽言不妨
붓 휘둘러 지적하니 임금도 무색해라 / 奮筆指天天無光
인정은 바삐 가는 물처럼 쉬이 떠나는데 / 人情易逝如水忙
세도는 부질없이 봄날을 붙잡으려 하네 / 世道欲挽留春陽
아아, 홀로 원통하고 분한 마음 품으니 / 嗟爾獨抱冤憤腸
선인이 버림받는 것 감당할 수 없네 / 蘭焚蕙委不可當
그대는 들어 보았나 / 君不聞
여장이란 서생이 지은 노래를 / 書生作歌字汝章
악부에 전하는 노랫소리도 양양하다 / 樂府傳唱聲洋洋
훌륭한 문장은 몸의 재앙이 될 뿐인 걸 / 文章只解爲身殃
궁 버들에 미친 듯 부는 바람만 보이네 / 但見宮柳風吹狂
바람 부는 궁 버들에 나뭇잎 드날리나 / 風吹宮柳葉飄揚
한겨울의 된서리는 어찌할 수 없으리 / 無柰歲暮多繁霜
- [주-D001] 궁중의 버들 :
- 이 내용은 광해군 조에 선비가 시로 인해 화를 당한 사건으로 매우 널리 회자되었다. 《명재유고(明齋遺稿)》 권43 〈동몽교관 증 사헌부 지평 권공 행장〉에 전후의 내용이 자세히 실려 있다.
- [주-D002] 임숙영(任叔英)이 …… 하니 :
- 임숙영(1576~1623)은 자는 무숙(茂叔)이고, 호가 소암(疎菴)이다. 문과 별시 대책(對策)에서 올린 글에 외척의 전횡과 후궁의 청탁에 대해 비판한 내용이 있어 광해군의 노여움을 사서 삭방(削榜)되었다가 후에 이항복의 구원으로 다시 복과(復科)되었다. 임숙영의 대책 내용은 《광해군일기》 3년 3월 11일 기사에 전문이 실려 있다.
- [주-D003] 권필(權韠) :
- 1569~1612. 본관은 안동(安東)이고,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이다. 권벽(權擘)의 아들이자 정철(鄭澈)의 문인으로, 문재가 매우 뛰어났으나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여 제술관과 동몽교관에 추천되었지만 나아가지 않았다. 광해군 때 김직재(金直哉)의 옥사에 연루되어 장을 맞고 귀양 가다가 죽었다. 인조반정 이후 사헌부 지평에 추증되었고, 광주(光州) 운암사(雲巖祠)에 배향되었다. 저서로 《석주집(石洲集)》이 전한다.
- [주-D004] 鸎亂飛 :
- 대본에는 ‘鸎亂飛’라고 되어 있으나, 권필의 《석주집》과 본시가 인용된 다른 문헌에는 모두 ‘花亂飛’라고 되어 있다. 성호의 실수인지 의도적으로 고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래 성호의 악부에서도 계속 꾀꼬리를 시 전개의 한 소재로 삼고 있어서 대본대로 번역하였다.
- [주-D005] 석주가 …… 죽으니 :
- 권필이 지은 시를 〈궁류시(宮柳詩)〉라고 하는데 광해군의 처남인 유희분(柳希奮) 등이 외척으로 권세를 부리던 폐단을 기롱한 것이다. 당시 김직재의 무옥(誣獄)에 연루된 조수륜(趙守倫)의 집을 수색하다 이 시를 발견해 올렸는데, 광해군이 대로하여 그 출처를 조사하여 권필임을 알게 되자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국(親鞫)을 하였다. 권필은 친국에서 장을 맞은 뒤 함경도 경원(慶源)으로 귀양 길에 올랐는데 동대문 밖에서 사람들이 주는 전별의 술을 폭음하고 이튿날 죽었다. 시에서 말한 궁궐의 버들은 유씨(柳氏)를 비유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 시가 《석주집》 권7에는 〈임무숙이 삭과되었다는 말을 듣고〔聞任茂叔削科〕〉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 [주-D006] 선인(善人)이 버림받는 것 :
- 원문의 난분혜위(蘭焚蕙委)는 난초를 불태우고 혜초를 버렸다는 뜻으로, 학덕 있는 선인이 버림받은 것을 말한다. 굴원의 〈이소(離騷)〉에 “내 이미 난초를 구원에 심고, 또 혜초를 백묘에 심었네.〔余旣滋蘭之九畹兮 又樹蕙之百畝〕” 하였다.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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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2005) | 광주의 땅 이야기 | 향지사 |
김대현.정인서(2018) | 광주금석문, 아름다운 이야기 | 광주문화원연합회 |
김정호(2014) | 광주산책(상,하) | 광주문화재단 |
김정호(2017) | 100년 전 광주 향토지명 | 광주문화원연합회 |
김학휘(2013) | 황룡강, 어등의맥 16집. | 광산문화원 |
김학휘(2014) | 광산의 노거수, 어등의맥 17집. | 광산문화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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